'4대강 살리기' 아니라 '낙동강 죽이기'였다

2018-07-05 10:47:17 게재

사업비 50% 이상 낙동강에 투입 … 퍼낸 골재량도 한강의 5.5배

보 16개중 8개 낙동강에 설치해 … 보 막은 후 수질 오히려 악화

'4대강살리기 마스터플랜'이란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MB정부 4대강 사업은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완벽한 '낙동강 죽이기'였다.

2010년 7월 3일 낙동강 구미 해평습지 일대 준설현장. 폭 400미터 길이 1.2km의 지산동 모래톱이 6미터 깊이로 준설되고 있다. 남준기 기자


4대강 사업에 투입한 사업비와 용수공급 사업비를 수계별로 보면 △낙동강 11조8050억원 △한강 5조1309억원 △금강 4조535억원 △영산강 및 섬진강 3조7071억원으로 낙동강에 51% 이상이 들어갔다.

강바닥을 파낸 준설량도 낙동강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강 0.607억㎥(루베)에 비해 낙동강은 3.323억㎥로 5.5배나 많았고 기타 금강 0.388억㎥, 영산강 0.249억㎥ 등이었다. 낙동강에 비하면 다른 강들은 그야말로 곁다리 사업에 불과했다.

4대강 사업으로 총 16개의 보(댐)가 만들어졌는데, 이 가운데 절반인 8개가 낙동강에 건설됐다. 게다가 낙동강에 만들어진 보(댐) 8개 중 6개가 대구경북지역에 집중적으로 건설됐다. 한강의 경우 남한강 여주시 구간에 보 3개, 금강은 소형보인 세종보(현재 완전개방) 포함 보 3개, 영산강은 영산강 뱃길복원을 위한 보 2개 등이 건설되었을 뿐이다.

준설구간도 규모 자체가 달랐다. 낙동강은 상류 예천에서부터 하류 부산까지 전 구간에 걸쳐 강 100%가 준설구역이었다. 특히 포스코컨소시엄 구미보 구간을 시작으로 이 이하 낙동강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에 따라 6미터 이상 깊이로 집중적으로 준설됐다.

이런 과정에서 왜관철교가 붕괴됐고, 구미시 상수원을 공급하던 해평취수장의 경우 두번이나 물 공급이 끊기는 식수대란을 겪어야 했다. 칠곡보 상류 경부고속철도 교각의 경우 고속열차가 운행중인 교각 기초를 보강하면서 6m 깊이 준설을 강행하기도 했다.

여기에 비해 한강은 남한강 여주시 구간만 준설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강변 정화(자전거길 조성 등) 사업에 불과했다.

금강도 공주 부여 일부구간 준설이 있었지만 하류로 갈수록 강폭이 너무 넓어져 준설은 불가능했고 강변 공원조성사업으로 마무리됐다. 영산강도 보 구간 아주 일부만 준설했고 나머지는 자전거길 조성에 불과했다.

그럼 이렇게 돈을 많이 들인 낙동강 수질은 좋아졌을까? 오히려 반대였다. 8개의 대형 보들로 가로막힌 낙동강은 상류 상주에서부터 수질이 2급수 이하로 떨어졌고 여름이면 녹조로 범벅이 돼 '녹조라떼'라는 말이 일상이 됐다.

감사원이 수계별로 50년 간 수질개선 편익을 산정한 결과 △한강 2640억원 △낙동강 -3300억원 △금강 3064억원 △영산강 및 섬진강 -41억원으로 추정됐다. 가장 많은 돈을 들인 낙동강의 수질개선 편익이 가장 나쁘게 나타난 것이다.

특히 낙동강 수질 관리가 중요한 것은 최하류 부산까지 낙동강은 핵심적인 상수원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팔당호, 충청권은 대청호, 전북권은 용담호, 전남권은 동복호와 주암호 등 대부분 1급수에 가까운 물을 상수원으로 이용한다. 강원권은 사실상 전체 하천이 1급수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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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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