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포커스 - 국회 방미외교단 앞에 악재 수두룩

트럼프-펠로시 갈등 고조에 한국당 독자행보까지

2019-01-25 11:18:43 게재

미 민주당의 '북한 불신' 강해 펠로시 한반도평화정책 지지 불확실

한국당의 '독자행보', 태극기 부대 등 오히려 '남남갈등' 보일수도

방위비 협상도 쟁점 부상할 가능성 … "방미전 충분히 조율해야"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대표로 구성된 국회 의원외교단의 방미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으로 '매우 적절하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미국 여야간 갈등이 첨예하고 국내에서도 자유한국당이 선명성을 드러내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어 오히려 남남갈등만 국제적으로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 의장, 외통위원들과 오찬 간담회 |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24일 국회 사랑재에서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문 의장은 상임위 위원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여야 협치방안과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소위 활성화, 법안 처리 등 일하는 국회를 주문할 예정이다. 사진 국회의장실 제공


특히 한국당이 방미단을 별도로 꾸려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고 한만큼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5일 국회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다음달 11~18일까지 1주일 동안 워싱턴을 거쳐 뉴욕, LA를 도는 빡빡한 일정"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시기적으로 좋지만 5당 대표가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또 북한에 대한 불신이 강한 민주당이 우리나라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지지해줄 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셧다운의 그림자 =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으로 얽힌 미국내 갈등이 우리나라 방미단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의 일정은 12일(현지시각)로 잡았지만 정부 관계자나 주요 싱크탱크 등 기관들과의 면담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연방정부 직원들이 월급 지급이 안되면서 출근 자체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는 분위기도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57억 달러 배정 계획에 민주당이 반대, 셧다운이 한달 이상 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펠로시 의장의 해외순방용 군용기 제공을 불허하고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하원회의장에서의 연두 국정연설을 거부했다. 신경전과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강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와의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펠로시 의장 등 민주당에서 과연 트럼프와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 줄지 불확실하다.

◆한국당의 그림자 = 방미단의 목표인 '한미동맹 강화 및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방미외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당의 독자행보'와 '다른 목소리'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당은 국회의장을 중심으로한 방미단 일정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동행하면서 같은 기간인 11~12일까지 워싱턴에서 별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자체 방문단을 꾸리기로 했다. 방문단은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과 김재겸 외통위 간사 내정자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함께 출발하지만 그 이후 별도 일정을 통해 미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걱정 등 입장을 (미국) 조야에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 및 평화정책엔 적극 지지하지만 그 목적을 핵동결이 아닌 핵폐기에 둬선 안된다"면서 "문재인정부가 신뢰구축에 더 주안점을 두는 데 선 비핵화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당의 별도 일정에 대한 우려는 2017년 홍준표 당대표 등 한국당이 여야 4당과 별도로 미국을 방문, 전술핵 재배치 등을 주장해 오히려 남남갈등을 부추겼다는 평가와 맞닿아 있다. 특히 한국당의 주장에 동조한 태극기부대의 집회나 지지활동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지지세력간 세대결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한미간 대립구도를 만든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해 방문시점까지 타결되지 않는다면 한국당이 '한미동맹 훼손'과 '정부의 부실한 협상준비'를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중앙선관위원 임명 강행에 맞서 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한국당이 방미중 오히려 문재인정부 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전조율 절실 = 24일 문 의장과 외통위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많은 의원들이 방미에 앞서 조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방미 중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각당 내부 의견이 다르지만 방미에 나설 때 충분히 조율하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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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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