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권영세 경북 안동시장
"안동,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옮긴 대표도시"
1894~1945년 51년 독립운동 망라
자정순국 10여명·독립유공 369명
한국독립운동은 1894년부터 1945년까지 약 51년 동안 펼쳐졌다. 이 기간동안 안동 사람들은 1894년 전국 최초로 일어난 갑오의병을 시작으로 1900년대에는 구국계몽운동과 자정순국을, 1910년 나라를 빼앗긴 후에는 만주 독립군 기지건설 및 광복회 등 비밀결사의 형태로 독립운동을 이어나갔다. 또 1919년 3.1독립만세와 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장서를 거쳐 1920년대에는 의열투쟁·육십만세운동, 그리고 청년·농민·노동 ·여성 형평운동 등의 대중운동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었다. 1930~1940년대 들어와서도 안동 사람들의 나라사랑 정신은 조선공산당 재건운동 학생항일운동 항일문학 한국광복군 등을 통해 조국광복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처럼 안동 사람들의 독립운동은 쉼 없이 지속됐다. 유교적 중화주의나 대의명분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서양의 정치이념과 사상을 수용해 자주독립과 근대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또 독립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전략을 고민하고 단체들을 통합하고자 했다.
안동 사람들의 독립운동을 정리하면 이렇다. 무엇보다 안동은 한국독립운동사의 발상지다. 한국독립운동사의 서막을 장식한 것이 바로 의병항쟁이고, 1894년 안동에서 시작된 갑오의병이 그 선두에 섰다.
다음으로 안동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정순국자를 배출했다. 스스로 목숨 끊어 저항한 인물이 모두 90명 정도인데, 향산 이만도와 회은 류도발 등 안동 사람이 10명이나 된다. 가장 강력한 저항성을 보였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곳이 바로 안동이다. 2019년 2월 말 현재 전국의 독립유공자 1만5511명 가운데 경북이 2231명이고 안동은 369명이나 배출했다.
특히 안동은 51년 한국독립운동사를 거의 빈틈없이 망라하고 있다. 지역별로 독립운동사를 보면, 의병과 3.1운동이 일어나거나, 소수 군자금 모집에 가담한 경우가 있을 정도다. 한 지역의 독립운동이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기란 거의 불가능한데도 안동 사람이 펼친 독립운동은 한국독립운동사 51년을 거의 모두 담아내고 있다.
의병(척암 김도화), 계몽운동(동산 류인식), 만주지역 독립군(일송 김동삼), 대한민국임시정부(석주 이상룡), 의열투쟁(추강 김지섭), 육십만세운동(권오설), 민족문학(이육사) 등 어느 한 분야도 빠지지 않고 한국독립운동사의 대표적인 인물로 그득하게 채운 곳이 바로 안동이다.
안동 사람들이 펼친 독립운동은 지식인이자 지배층이 역사적인 책무를 지고 나간 전형적인 모범이다.
종가가 훼손되는 고통 속에서도 진행된 의병,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고 떠난 만주지역 독립군 기지 건설과 투쟁, 소작인들을 위해 지주들이 앞장선 풍산소작인회 활동, 백정신분해방운동에 앞장선 양반 종가 출신 청년들의 행동 등은 하나같이 가지고 배운 자가 역사적인 의무를 다하려고 힘을 쏟은 특성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에 옮긴 대표적인 곳이 바로 안동이다. 우리와 미래세대가 이해하고 제대로 이어가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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