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평균 재원 기간 303일, OECD는 50일"

2019-06-13 11:50:11 게재

인권위, 정책간담회

“장기입원 폐해 과도해”

우리나라 조현병 환자들의 평균 재원기간이 선진국 대비 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따르면 국내 조현병 환자가 병원에서 지내는 평균 재원기간은 303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DC) 회원국 평균인 50일보다 6배나 길었다. 이같은 내용은 12일 인권위가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정신장애연대(KAMI)와 함께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마음극장에서 개최한 '정신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한 연속정책간담회-정신병원 장기입원의 진단과 대안 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표됐다.

인권위에 따르면 정신과 병상은 지난 20년간 증가추세다.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 수는 2006년 5만2382명에서 2016년 7만628명으로 34.8% 증가했다. 이는 입원병상을 줄이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치료를 받게 하는 선진국의 추세와 역행한다.

인구 1000명당 정신병상수를 따지면 한국은 1.25병상으로 OECD 회원국 36개국 중 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보다 병상수가 많은 나라는 일본(2.63) 벨기에(1.37) 독일(1.28) 라트비아(1.28)뿐이었다.

병상수는 증가추세지만 전반적인 정신건강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정신과 의사 수는 0.07명이지만 정신병상수가 비슷한 독일의 경우 0.27명을 기록했다. OECD 회원국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약 2만4000원이지만 한국은 3889원에 불과하다. 인구 10만명당 정신건강 전문인력도 OECD 회원국은 50.7명, 한국은 16.2명 수준이다.

이영문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20년간 정신보건체계는 입원병상을 줄이고 지역사회(커뮤니티)로 전환하는 트렌드를 나타내고 있지만 한국은 예외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오용 한국정신장애연대 사무총장은 “(조현병 환자의) 장기입원이 가져오는 폐해가 과도하다”면서 “정신의료기관들이 신속한 입원, 효과적인 집중치료, 촘촘한 퇴원계획을 세우도록 촉진하는 의료보장제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제대로 치료하는 정신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안 등이 제시됐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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