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 기업의 꿈과 도전│⑥ 캐리마
3D프린터 국산화, ‘상상을 현실화’ 하다
세계적 권위 연간보고서 ‘홀러스리포트’,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꼽아
㈜캐리마(대표이사 이병극)는 4차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3D프린터를 개발, 제조하는 기업이다. 3D프린팅의 바이블로 불리며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연간보고서 홀러스리포트(Wohlers Report)는 캐리마를 3D프린팅 산업에서 미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술기업으로 소개했다.
국내 최초 DLP 3D프린터 출시
캐리마는 이병극 대표가 1983년에 설립한 씨케이산업의 기술을 발판으로 2000년 창업했다.
씨케이산업은 국내 사진현상기 산업의 기술발전을 주도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광학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DLP(digital light processor) 사진인화기를 개발했다.
캐리마는 설립 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3D프린팅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했으며 2009년 국내 최초로 DLP 3D프린터 EV마스터를 출시했다. 지금은 대형 산업용에서 전문가용, 일반인용 3D 프린터까지 다양한 모델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캐리마의 대표 제품은 IM2(고정밀 고해상도 3D프린터)이다. 고정밀과 고해상도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50마이크론 해상도(XY해상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정밀한 출력이 가능하다. 99% 가까운 동질성을 자랑하기 때문에 치과병원에서 서지컬 가이드(임플란트 시술 시 절개 면을 최소화하는 장치), 모형치아 등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또 캐리마는 다양한 광경화 수지 연구 개발팀을 두고 오랫동안 소재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 케미컬 전문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캐리마 장비에 적합한 소재를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병극 대표는 “앞으로 많은 산업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DLP뿐만아니라 제품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소재 연구도 우레탄, 실리콘, 메탈 등 비롯해 다양한 산업용 소재로 넓히겠다”고 말한다.
자체 기술, 덴탈·주얼리 강세
3D프린팅은 최근 급성장하는 산업으로서 여러 분야에서 상용화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들은 M&A를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인다. 캐리마는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미국 기업들과 경쟁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캐리마는 현재 덴탈, 주얼리, 시제품 제작, 피규어 등 산업군에 주로 판매하고 있다.
덴탈 분야에서는 국내 많은 치과와 기공소가 캐리마 제품(IM2)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작년엔 국내 선두권 치과의료기기 기업에 덴탈용 3D프린터를 ODM방식으로 300대 이상 대량공급했다. 3D프린터 제조사가 덴탈 시장에 납품한 보기 드문 사례이다.
주얼리 업체에선 캐리마의 대표 제품인 IM2와 왁스레진을 사용해 3D모델링 반지와 팔찌 등을 만든다.
피규어 업계와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제품 제작에도 캐리마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표면 정밀도가 높은 출력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수출도 활발하다. 2018년 상반기에 출시된 IM2는 해외 대리점을 통해 100대 이상 수출했고 지난해엔 일본 파트너사와 장비 ODM방식으로 20억원 규모 수출 계약을 했다.
이병극 대표는 “캐리마 제품은 일본,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독일, 이탈리아,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동아시아와 유럽에 11개 이상의 공식대리점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상상을 현실화’
캐리마의 모토는 ‘상상을 현실화’이다. 이는 3D프린터의 특성과 이병극 대표의 경험과 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이 대표가 캐리마를 창업한 2000년, 3D프린팅 산업은 세계적으로 걸음마 단계였다. ‘상상’ 수준이었다.
그래서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했다. 150~200억에 이르는 씨케이산업의 자산은 물론 이 대표의 사재까지 털어 넣어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위험한 순간을 여러차례 겪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3D프린터 전문기업으로 ‘현실화’했다.
이병극 대표는 앞으로도 ‘상상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재 3D프린팅 산업은 이 분야에 특화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소재 등 3분야 솔루션을 연결한 수요맞춤형 기술(3D printing tech-on-demand)로 재편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흐름은 의료 바이오 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캐리마는 의료 분야 자회사인 ㈜쓰리디케어를 설립했다. 여기서 인공장기, 의안, 의료기기용 제품과 전용 광경화수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분야에 연속적층기술(C-CAT)을 적용하려고 한다. 예컨데 환자에게 빠른 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3D 출력하는 것이 관건인데, 바이오프린터를 통해 10분 이내로 심장크기 조형물을 만들 수 있다.
이병극 대표는 “3D프린터를 통한 의료서비스는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분야 기술개발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상상을 현실화’ 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기술집약형 기업답게 캐리마는 현재 직원 40여 명 중 70% 이상이 연구개발 부문에서 일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학위를 받은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3D프린터 시장은 다양한 산업영역에 걸쳐있어 트랜드가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해외시장의 동향을 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생산과정의 속도를 중시했습니다만 이젠 정밀도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기술집약형 기업으로 회사 규모는 작아도 발전 잠재력이 큽니다.” 상상을 현실화하는 이병극 대표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