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창간26주년 기획 | 촛불3년, 한국사회를 어떻게 바꿨나
촛불 3년, 시민의 정치적 자신감은 '그대로'
"내가 정치에 영향 미칠 수 있다" 지표 안 꺾어져 … 촛불 참여경험자가 훨씬 적극적
촛불항쟁 3년,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내가 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보수를 떠나 2016~17년 촛불 참여자들에게서 그런 의식은 더 강했다. 특히 시민들의 이런 정치적 자신감은 촛불항쟁 이전과 뚜렷하게 대비돼 눈길을 끈다. 촛불항쟁이 정치효능감을 키웠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시민들의 정치효능감을 추적조사해왔다.
'나 같은 사람이 정부가 하는 일에 뭐라고 얘기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는 질문에 '동의' '비동의' 여부를 물어본 것이다. 여기서 '비동의'는 '내가 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효능감으로 해석했다.
그 결과 촛불항쟁으로 정치효능감이 상승한 후 3년 내내 일정 수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내일신문 창간 조사 당시 국민의 정치효능감은 31.4%였다. 세월호 참사를 경과한 후인 2015년 10월 조사에서는 16.4%, 2016년 6월 조사에서는 29.0%였다.
하지만 이 수치는 촛불항쟁이 정점이던 2016년 12월 53.3%로 올라간다. 그리고 촛불항쟁 1년차인 2018년 11월 조사에서는 40.0%, 이번 조사에서는 46.0%를 기록했다. 촛불항쟁 후 3년이 경과했음에도 이전보다 10%p 이상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효능감은 2016~17년 촛불집회 참여자와 비참여자 사이에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촛불항쟁 참여자의 60.9%가 '나 같은 사람이 정부가 하는 일에 뭐라고 얘기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다'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았다.
반면 촛불 미참여자 중에는 39.2%만 비동의 의사를 밝혔다. 진보 중도 보수 모든 이념층에서도 3년 전 촛불 참여층은 비참여층보다 정치효능감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3년 전 촛불항쟁에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FGI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 참여자는 "박근혜뿐만 아니라 어떤 대통령이든 아니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가짜 진보의 민낯을 봤다"며 문재인정부에 실망을 드러낸 한 참석자는 "광화문 (보수)집회에 나가겠다"고 했다. 진보·보수를 떠나 '자신의 행동의 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16년 촛불 이전에는 유권자 10명 중 3명이 스스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4명 혹은 그 이상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다.
그런 인식은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한 정치나 정책에 대한 의견표명을 이런 인식적 변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지속력을 갖게 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본 조사는 내일신문 창간기념으로 '촛불 3주년'을 맞이한 한국사회를 진단해보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기획하고 한국리서치가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방법은 유무선 혼합 임의전화걸기(RDD)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였다. 조사 표본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현황' 2019년 9월 기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구성비에 따라 비례 할당한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조사는 2019년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되었으며, 표본은 1200명으로 조사의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p였고, 응답율은 14.4% (유선 9.1%, 무선 16.6%)였다.
2019년 창간기념조사 일부 문항은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2017년 신년기획조사와 2017년 11월 '촛불 1주년'기념 기획조사와 비교·분석되었는데, 2017년 신년조사는 2016년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한국리서치가 조사를 진행했고 표본은 1200명이었으며, 2017년 '촛불 1주년'기획조사는 ㈜서베이몹이 조사를 진행했고 표본은 109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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