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모름’ 없는 국정조사의 비밀
지문항목 다른 조사와 단순 비교는 왜곡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창간기획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2.4%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49.3%, ‘잘모르겠다’는 18.3%였다.
이 여론조사 수치를 가지고 일부 언론에서는 ‘취임 후 최저’라는 기사를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내일신문은 아직 보도전이다. 하지만 ‘취임 후 최저’라는 보도는 왜곡됐다. 조사문항 설계와 조사내용이 다른 조사와 달라 수치를 단순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국정조사는 ‘000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잘하고 있다’ ‘잘못하고 있다’ ‘잘모르겠다’의 3개의 지문을 제시한다. 하지만 매주 국정운영 지지도를 발표하는 한국갤럽 경우 ‘잘모르겠다’는 지문을 제시하지 않는다. ‘귀하는 000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혹은 잘못수행하고 있다고 보십니까.(긍정/부정을 답하지 않는 경우 재질문) 굳이 말씀하시자면 잘하고 있다와 잘못하고 있다 중 어느 쪽입니까?’라는 지문을 제시한다. 결국 응답보기에 없는 ‘모르겠다’를 두번이나 말해야 최종결과에서 ‘모름’으로 처리되는 식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지문에 ‘잘모름’을 넣는 이유는 실제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실제 ‘잘 모르겠다’는 사람이 ‘잘함’ 또는 ‘못함’으로 답변하는 것은 또다른 왜곡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지하던 사람이 지지를 철회할 경우 ‘못함’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잘모름’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전제했다. 민심을 좀더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조사에 ‘잘모름’ 항목을 넣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는 실제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 2013년부터 줄곧 이 방식으로 조사해왔다.
물론 지문에 ‘잘모름’ 항목이 들어가면 ‘잘모름’ 항목이 없는 조사보다 긍정이나 부정 지표가 더 낮아지게 된다. 지문이 다른 조사를 단순비교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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