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2주째 메시지정치만
19일 복귀·창당 추측 무성
계속된 '모호' 행보 논란
일각에서는 '아버지 생신이 19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안철수계에서는 "과거에도 챙기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복귀시점을 정하기 위해 고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했다.
복귀 이후의 행보도 불투명하다. 다만 한국-새로운보수당의 통합과정에서 안 전 대표 결합 얘기가 나오자 안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을 반으로 쪼개 좌우 진영대결을 펼치자는 통합논의는 새로운 흐름과는 맞지 않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안철수계 의원 등은 보수통합에 참여해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하길 기대하고 있지만 안 대표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보수통합, 바른미래당 복귀, 신당 창당의 선택지 중 보수통합을 제쳐 놓은 모양새다.
안 전 대표가 줄곧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진 '손학규 대표의 퇴진' 역시 물 건너간 것으로 안철수계는 보고 있다. 바른미래당 차원에서의 안 전 대표 복귀행사에 대해 거부의사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손 대표 중심으로 총선전략이 발표됐고 당내 조직도 손학규계가 장악한 만큼 안 전 대표가 복귀하더라도 뜻을 맘대로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제한돼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안 전 대표는 '유승민과의 이별' '보수에 대한 저항' '손학규 전 대표, 호남계 의원에 대한 불신'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신당창당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선택지가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따져보면 매우 협소하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정치 현실은 여전하지만 유권자들이 바람의 주체를 다시 안 전 대표에게 맡길지는 미지수다. 정치 현실은 안 전 대표가 정치를 시작한 6년전이나 20대 총선을 치르기 전인 4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크게 갈려 있고 유권자는 제한된 선택지 중 하나를 찍어야 하는 정치 양극화의 상황에 몰려있다. 갈등과 불화가 국민여론을 극단적으로 갈라놓고 있다. '안철수 바람'이 일어날 토대는 여전하다. 다만 안 전 대표 역시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장 큰 관심은 1년4개월동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안 전 대표가 공항에서 내놓은 첫 일성 등 싸들고 올 보따리 속 '새로운 시대정신'이다. 정계복귀 메시지(1월2일), 바른미래당원에 대한 신년메시지(1월7일), 안철수계를 향한 정치개혁 영상메시지(1월9일), 보수통합에 대한 입장표명(1월14일), 독자들에게 보내는 안철수의 편지(1월16일) 그리고 두 차례의 언론인터뷰·기고 등 7번의 메시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과거에 안 전 대표가 얘기했던 '새정치'와 다르지 않다"였다.
안 전 대표는 "국가 대개조를 위한 인식의 대전환"과 함께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그리고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을 주문했다. △미래지향적이고 통합적인 정치리더십의 교체 △이념과 진영의 정치패러다임을 실용정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전면적인 정치권 세대교체를 정치개혁과제로 제시했다. 안 전 대표가 수없이 얘기했던 '중도개혁' '극중주의'의 모호함과 원칙론에서 벗어나지 않은 단어조합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전 대표의 행보에는 여전히 모호함과 원칙론만 존재할 뿐 새로운 시대정신이나 달라진 행보 등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이나 새정치에 대한 기대가 유권자들에게 여전히 남아있고 강하지만 과거의 '안철수 바람'을 안 전 대표가 다시 일으키려면 '과거와 달라진 예상외의 결단이나 행보' 등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