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점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 … "도서관에 책 납품할 때 지원 필요"
"올해는 완전정가제 적용했으면"
코로나19로 서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는 지역서점들이 납품을 위한 부대비용 축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또 올해 한시적으로 지역서점이 도서관에 책을 납품할 때 완전정가제를 적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출판법)에 따라 10% 가격할인과 5% 경제상 이익(마일리지 등)이 적용돼 왔다. 코로나19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해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자는 주장이다.
◆내방객 70% 줄어 = 서점계에 따르면 지역서점의 경우 방문하는 고객이 통상 70% 이상 줄었다. 한상수 행복한책방 대표는 "지역서점들의 어려움이 심각한데 대부분 인건비는커녕 월 임대료도 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육지책으로 일부 지역서점들은 도서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전의 계룡문고는 SNS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방문이 어려운 고객님을 위해 1권이라도 무료 배송해 드립니다"라면서 '도서 무료 배송'을 알리고 있다. 고양시의 한 중형서점은 참고서 1권도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규모의 지역서점은 배송 서비스 도입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마크 작업 비용 현실화" 주장 = 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는 지역서점들은 부대비용 축소로, 도서관에 책을 납품할 때 부가적으로 하게 되는 마크(MARC) 작업 비용을 현실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마크(MARC; Machine Readable Catalogue) 작업이란 도서관이 도서를 분류하고 목록화하는 등 도서관리에 필요한 작업이다. 통상 지역서점이 책을 납품할 때 각 도서마다 마크 작업을 해서 도서관에 납품한다. 특히 학교도서관의 경우 일반적으로 마크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제대로 책정하지 않는다는 게 지역서점들의 입장이다. 한 대표는 "마크 작업비를 통상 소요되는 비용보다 적게 책정해 문제"라면서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도서관 예산 늘려야" = 이와 더불어 지역서점들은 도서관이 5%의 경제상 이익을 적용하지 않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5%의 경제상 이익은 주로 상품권, 마일리지 적립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서점들은 도서관의 책 구매시 5%의 경제상 이익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출판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도서관들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부산지역 학교도서관 등 일부 도서관들의 경우 5%의 경제상 이익의 혜택을 취하지 않는다. 이민아 낭독서점시집 대표는 "부산의 학교도서관들은 지난해부터 5%의 경제상 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역서점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올해에 한해 도서관이 10%의 가격할인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추경을 통해 도서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특수한 상황이 벌어진 만큼 추경을 통해 도서관 예산 10%를 추가로 확보하면 어떨까 한다"면서 "지역서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은 "공공도서관 예산이 1000억원 수준인데 3000억원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2000억원 정도를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서점 지원 추진 = 이와 관련 문체부는 지역서점들의 어려움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주옥 문체부 도서관정책기획단 단장은 "문체부가 마크 구축 비용의 원가를 계산해 적정비용을 산정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주 문체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 과장은 "정부에서 지역서점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이번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은 금융 지원,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서점의 공공도서관 납품 관련해선 "공공도서관이 도매업체 등을 통해 책을 납품받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데 지역서점에서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