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를 이끄는 사람들 | 미래통합당 하태경 당선인(부산 해운대갑)

"불공정 타파로 세대 벽 허물어야"

2020-05-28 11:11:57 게재

병역·게임 '20대 취향저격'

"수능폐지 추진, IB 도입"

"새로운 투표층을 잡았다고 확신한다."

하태경(사진)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 59.47%로 3선 고지에 올랐다. 당은 20대 때보다 곤두박질쳤는데 하 당선인의 성적은 오히려 7%p 이상 올랐다. 부산지역 내 득표율 순위도 8위에서 1위로 올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투표자 대다수가 20대 군인인 '관외' 사전투표 결과다. 20대 때 여기서 9%p 차로 졌던 하 당선인은 이번엔 6.6%p 차로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지역구 투표율이 70%에 육박했던 점까지 고려하면 이번 선전은 '정부 심판론'보다 '새로운 투표층 확보' 요인이 크다는 게 하 당선인의 설명이다.

그의 새 투표층은 마니아 기질이 다분한 10~20대다. 20대 국회 기간 그는 10~20대의 불공정 이슈를 꾸준히 추적, 해결하면서 이들로부터 독자적인 인지도를 쌓아왔다.

2018년에는 축구 국가대표였더 장현수 선수의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조작 사건을 밝혀내 병역에 예민한 청소년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다.

지난해에는 '리그오브레전드(LOL)'라는 유명 e스포츠의 한 미성년자 프로게이머가 게임구단으로부터 노예계약을 강요당한 이른바 '카나비 사건'에 뛰어들어 계약을 무효화하는 데 성공, 마니아층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 사건 이후로 10~20대가 대다수인 LOL 마니아들로부터 '갓태경' '빛태경' 등의 별명을 얻으며 유사 팬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천재 기타리스트' 유튜버인 정동하씨가 사회복무요원 근무 중 일체의 연주 영상 업로드를 금지당한 사실을 지적하며 병무청의 제도개선을 끌어냈다.

하 당선인은 "기성세대와 달리 10~20대는 정치적 편향이 고착되지 않아 얼마든지 하기 나름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불공정 이슈를 타파해 나가다 보면 세대의 벽도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 당선인은 최근 큰 폭의 노선변화를 예고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반공·시장주의에 기대던 기존 보수는 버려야 한다. 특히 대북노선은 전혀 수세적일 필요가 없다"며 세대교체에 대해서도 "실력 있는 신인을 발굴해야 한다는 긴장이 공감대를 형성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하 당선인은 21대 국회 첫 과제로 '수능폐지'를 꼽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는데 출제자의 의도에 맞아야 정답이 되는 지금의 교육은 뒤떨어졌다"며 수능을 IB(국제 바칼로레아)와 같은 한국형 바칼로레아 시험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정답 잘 찾는 규격제품이 아니라 출제자를 뛰어넘는 창의력과 논리력을 가진 인재를 찾아내는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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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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