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조국사태', 진실은 (21)
"최성해 '윤총장과 밥먹고 문재인·조국과 싸운다' 말해"
동양대서 식당 운영한 최 전 총장 조카 증언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식사를 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이어 최 전 총장이 윤 총장과 함께 현 정권과 대립한다는 말이 이어지면서 법정은 술렁였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공판에서 벌어진 일이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는 동양대 구내에서 식당을 운영한 이 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최 전 총장의 조카로 인척 관계다.
이씨는 최 전 총장과 관계가 좋지 않다는 점을 밝히고 지난해 8~9월경 대화내용을 공개했다. 이씨는 "제가 SNS를 하는데 쓸데없는 소리를 할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며 최 전 총장과의 통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8~9월 최 전 총장이 '내가 윤석열 검찰총장하고 밥도 먹고, 문재인, 조국과 싸우고 있다. 그러니 깝치지 말라'고 했다"며 "자유한국당이 집권할텐데 잘못하면 학교에 큰일 난다는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최 전 총장이 증인에게 '조국이 법무부 장관 되면 절대 안 된다. 나는 윤석열과 대한민국 절대권력을 상대하고 있다. 너도 구속시켜 버리겠다'고 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씨는 "최교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임으로 최성해 총장이 선거에 출마한다는 이야기는 지역에서 다 아는 이야기"라면서 "최 전 총장이 '지역깡패를 시켜서 죽여 버린다'고 저에게 협박을 했고, 저희 형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서 깽판도 쳤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 전 총장이 정 교수를 너무 예뻐해 동생이라는 말까지 나왔다"면서 "방송에서 말했지만 정 교수 딸의 사진 같은 것을 핸드폰에 넣고 다니면서 자랑하면서 '예쁘지 않냐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법정에 나오기 전에도 "최 전 총장이 전화를 걸어왔다"며 "회유, 정 교수와의 이간질 시도"라고 말했다. 실제 이씨는 법정에서 '성해 삼촌'과 통화했다는 '24일 오전 9시 13분' 휴대폰 화면을 들춰 보여주기도 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자녀들이 봉사활동 등을 하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이씨는 학교 구내에서 정 교수의 자녀들을 봤다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그는 2012년을 전후로 동양대 안에서 식당과 카페 등을 운영했다. 그는 2012년 여름에 정 교수의 자녀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며 '우는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아이들을 인솔하며 원어민 교사들과 대화를 나눴다' 등 구체적인 상황을 묘사했다. 이씨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러한 인터뷰를 했고, 화제가 된 바 있다.
검찰은 "최 전 총장은 객관적으로 윤 총장과 밥을 먹은 사실이 없다"면서 "증인에게 '윤석열 총장이랑 밥도 먹고'라고 한게 맞는지 재차 물었지만, 이씨는 최 전 총장에게 직접들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전 총장으로부터 '구속시키겠다'는 말을 듣고 무서웠냐"고 물었지만 이씨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다만 검찰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은 시점을 추궁하자 이씨는 수차례 말을 바꾸기도 했다. 정 교수의 자녀들을 봤다고 말한 시점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결국 재판장은 이씨에게 위증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수차례 주의를 주기도 했다.
최 전 총장이 참고인 조사 중 검찰총장과 식사를 했다는 점은 '최 전 총장'의 과시용 발언으로 치부할 수 있다. 만일 실제 밥을 먹었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무엇보다 최 전 총장은 정 교수의 의혹 제기와 재판에서 한 축을 차지하는 중요 인물이다. 그의 주장이 문제가 있다는 점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정 교수의 혐의 입증과 별개로 이날 증언은 최 전 총장의 주장과 극히 상반되는 상황이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달 3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증인신문을 포함해 남은 증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9월 24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 증거조사와 피고인 신문을 마무리 하면 10월말쯤 결심공판, 11월말쯤 선고공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재판에서 논란이 된 검찰의 표창장 시연 일정은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