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포커스 | 국회 보고한 2021년도 예산안 살펴보니

내년 세금감면, 대기업·고소득층에 집중돼

2020-09-04 11:30:12 게재

고소득층 세제혜택 비중 3년 연속 상승

세제혜택 증가율, '대기업 38%, 중기 6%'

늘어난 세금감면액 54%, 대기업 몫으로

내년 정부의 세금감면이나 면제 등의 국세감면 혜택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감면액인 조세지출규모는 조세감면, 비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우대세율 적용, 과세이연 등 조세특례에 따라 재정을 지원해주는 것을 말한다. 세금을 깎아주거나 면제해 줘 그만큼 세금을 덜 걷게 되는 셈으로 사실상 재정을 지출해 지원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4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1년도 조세지출예산서'에서 밝힌 조세지출의 수혜자별 귀착 자료를 보면 내년에 개인들에게 가는 국세감면혜택은 33조9778억원이다. 중·저소득자에겐 23조1692억원, 고소득자에겐 10조8086억원의 세금혜택을 받게 된다.

의사봉 두드리는 추경호 | 국회 예결위 소위원장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결소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개인에게 주는 국세감면액 중 고소득자에게 가는 비중이 2019년엔 30.29%였으며 올해는 31.18%, 내년에는 31.81% 후반대로 상승하게 된다. 반면 중·저소득자의 비중은 같은 기간 69.71%에서 2년만에 68.19%로 떨어진다. 내년에 늘어나는 세제혜택 6096억원 중 고소득자가 66.3%인 4044억원을, 중·저소득자가 33.7%인 2052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고소득층의 세제혜택 증가율은 3.7%인데 반해 중저소득층은 0.9%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따지면 2년간 늘어난 세제혜택 2조4189억원 중 중·저소득자의 몫은 1조1708억원으로 48.4%에 그쳤다. 중·저소득자는 근로소득이 7000만원이하인 근로자와 농어민,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말한다. 고소득자는 중·저소득자를 제외한 개인이다.

기업 규모로 보면 내년에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들에게 주는 22조3917억원의 세제혜택 중 70.00%인 15조6758억원을 받게 되며 이는 올해 14억8108억원에 비해 8000억원 이상 늘어난다. 하지만 비중은 73.82%에서 4%p가까이 떨어진다. 반면 중견기업이 받는 세제혜택은 전체 세제혜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2%에서 3.27%로, 상호출자제한기업인 대기업은 10.05%에서 14.62%로 뛰어오른다.

내년에 늘어나는 세제혜택 2조3288억원 중 대기업이 1조2575억원인 54.0%를 가져간다. 내년 대기업의 세제혜택 규모는 3조2733억원으로 올해보다 38.4%나 늘어나는 셈이다. 중견기업은 1058억원으로 세제혜택 비중만 따지면 4.5%지만 증가율로는 16.9%에 달했다. 중소기업은 8650억원인 37.1%를 차지한데 비해 증가율은 5.8%에 그쳤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가 6904억원 늘어나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보험료 특별소득공제가 588억원 증가해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조657억원 늘어나는 통합투자세액공제와 841억원 증가하는 연구 인력 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등에서 대기업 혜택이 늘어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요 포커스 연재 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