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관심 높을수록 '유튜브' 긍정평가"

2020-10-13 11:21:39 게재

확증편향 경향 분석보고서

"강한 진보·보수 성향 유튜브 시청시간 많아"

유튜브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다양한 의견을 통한 균형감을 주는 것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더욱 강화시키는 '확증편향' 부작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열린 스튜디오' 체험하는 박병석 의장과 여야원내대표 |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열린 스튜디오' 개소식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한국정치학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안받은 연구용역보고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외부평가:선거제도, 과정, 관리, 지역별 분석' 용역보고서 중 박영득 포항공대 교수는 '정치인의 YouTube 수익활동에 대한 쟁점과 제언'을 통해 "유튜브가 정당이나 정치인과 소통하거나 정치에 관련된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연령, 정치이념, 정치관심으로 나타났다"며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정치이념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의 경우 스스로 중도적 유권자라고 응답한 응답자에 비해 유튜브가 도움이 된다고 응답할 확률이 높고, 마찬가지로 정치관심이 높을수록 유튜브의 효용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념 변수를 '이념강도', 즉 얼마나 강한 진보 또는 보수 성향을 나타내는지를 측정한 변수로 대체하여 분석했을 때에도 이념강도는 유의미하게 유튜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치인과 정당의 유튜브가 이념 보유자에게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만일 이러한 통계적 상관관계가 성립하는 이유가 정당이나 정치인의 유튜브 채널이 이념성을 강하게 띠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호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면 정치 유튜브를 통한 정치정보의 활발한 공급과 정치인과 유권자 사이의 소통의 활성화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양극화가 증폭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학회와 정당학회가 올 4월에 공동으로 추진한 온라인 유권자 설문조사에서도 이념성향에 따라 정치 동영상 시청시간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유튜브나 그것과 유사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정치 동영상을 얼마나 많이 시청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강한 보수와 강한 진보 성향에 속하는 응답자는 중도나 약한 보수, 약한 진보 성향에 속하는 응답자보다 정치 동영상을 더 많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짜뉴스'로 인한 부작용도 확인됐다. 제21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가짜뉴스 접촉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17%가 가짜뉴스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가짜뉴스를 접했는지 모르겠다(39%)는 답변자는 가짜뉴스에 대한 인식 자체를 못한 경우로, 실제 가짜뉴스에 노출된 응답자 비중은 조사수치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가짜뉴스 접촉 채널로는 34.6%가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TV 등과 같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카톡, 밴드, 텔레그램 등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와 인터넷 포털이 27.4%로 뒤를 이었고 종합편성채널(26.8%), 소셜 미디어(24%), 지상파TV(14%)순이었다.

같은 용역보고서의 '선거에서 뉴미디어 가짜뉴스: 현황, 쟁점 그리고 정책방안'에서 민 희 경희대 교수는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은 가짜뉴스라도 한 번 공유하기 시작하면 단시간 내에 확산되는 구조"라며 "또 정치적 이견보다도 동질적 네트워크 간 소통에 훨씬 유리하고 개인 추천 알고리즘이 유권자의 확증편향과 선택적 노출 경향을 증폭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러고는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 언론의 역할과 함께 "공정하고 열린 정치 공론장을 향한 사회적 비판 능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여론조사를 인용, "온라인 상에서 가짜 정치뉴스를 접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정치인, 소셜 미디어, 검색엔진, 시민 모두가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응답자의 53%가 가짜뉴스 방지의 가장 큰 책임이 정치인에게 있다고 여긴다"고 강조했다.

["[창간27주년 기획] 광장열기 뉴미디어로 확산"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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