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코로나로 날개단 배달앱

거리두기 2.5단계 때 90% 넘게 성장

2020-12-01 11:10:33 게재

배민 독주 속 쿠팡이츠·위메프오 약진 … 편의점 시장까지 위협

음식배달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음식배달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성장했다.

이 기간 편의점 매출은 3% 늘었다. 대형마트 역시 한자릿수 성장률에 그쳤다. 음식배달산업만 호황을 맞은 셈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한 9월 음식배달산업은 91% 성장했다. 코로나가 음식배달산업 성장에 엔진을 달아준 모양새다.

배달앱 시장에 새로 뛰어든 쿠팡이츠. 쿠팡이츠 배달사원이 음식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쿠팡이츠 제공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배달산업은 올 들어 최근까지 지난해보다 77% 성장했다"면서 "지난해 연평균 성장률도 86%에 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배달시장의 급팽창은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 것처럼 성장속도를 더 가파르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증권가는 음식배달산업이 커지면서 편의점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과 퀵커머스시장 고성장이 편의점 성장을 가로막는 위협 요인으로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음식배달산업 호황은 '배달앱' 성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코로나시대 배달앱 시장이 커지면서 음식배달산업도 성장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배달앱을 키웠고 음식배달산업 활황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1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배달앱 시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비대면 소비문화 확대로 전체 배달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토종앱인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최근 약진하고 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7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14주간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정부·공공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배달앱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은 배달의 민족을 비롯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통 위메프오 등 5개 배달앱이다. 이 기간 배달앱 5사 총정보량(인터넷 게시판 등에 이름을 올린 횟수)은 '50만973건'으로 직전 14주간(4월 19일부터 7월 25일) '41만1646건'에 비해 8만9327건 21.7%나 늘었다.

이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34만7966건으로 5개 배달앱 전체 정보량의 69.4%를 차지했다. 아직까진 절대 독주체제다.

'요기요'가 20.54%(10만2882건)로 2위다. 그러나 직전 조사치 25.37%(10만4433건)에 비해 점유율이 4.83%p 하락했다.

3위는 '쿠팡이츠'다. 점유율 6.96%(3만4889건)로 직전 조사치 3%(1만2367건)보다 점유율이 3.96%p(2만2522건) 올랐다. 점유율 건수 모두 2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수치로는 미약하지만 '추격속도'는 강하다.

4위는 '배달통'이다. 이 기간 총 정보량의 1.59%(7956건)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치 1.7%(7277건)에 비해 점유율은 0.18%p 낮아졌지만 건수는 679건(9.33%) 늘었다. 배달앱 시장이 20% 이상 성장했기 때문이다.

'위메프오'는 1.45%(7280건)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치 1.03%(4238건)에 비해 점유율은 0.42%p 늘었다. 건수 기준으론 3042건 늘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경우 첫 4주간은 총 정보량이 주당 100건대였지만 5주째 2000건대로 올라서더니 이후 한번도 1000건대로 내려가지 않아 강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배달통과 위메프오는 주간별 정보량이 최저 200~300건대에서 최고 900~1000건대로 들쭉날쭉하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데이터연구소 호감도(긍정률) 조사에선 '배달의민족'이 41.5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위메프오 40.48%, 요기요 39.86%, 쿠팡이츠 38.79%, 배달통 30.53% 순이었다. 부정률의 경우 위메프오가 5.30%로 가장 낮았다.

이어 요기요 6.85%, 쿠팡이츠 8.64%, 배달의민족 8.72% 순이었다. 모두 한자리수에 그쳐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나마 배달통이 유일하게 두자릿수인 13.11%를 기록하며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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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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