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비대면 서비스의 도약│② 온라인 콘텐츠
'슬기로운 사서생활' 북큐레이션 … 지역정보 제공도
스튜디오 등 관련 시설·직원 교육 확대 … 정보취약계층 위한 서비스 강화 예정
2020년은 도서관에도 유독 힘겨운 한 해였습니다. 도서관들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임시휴관과 재개관을 거듭하는 가운데,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도서관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하고 시행해야 했습니다. 2021년은 이를 바탕으로 도서관들이 새로운 서비스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일신문은 새해를 맞아 2020년부터 집중된 비대면 서비스들을 돌아보고 한층 이용자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도서관들의 서비스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2020년 휴관과 재개관을 거듭했던 공공도서관들은 온라인으로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했다. 사서들이 직접 영상에 출연해 책을 권했으며 사서, 작가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책을 읽는 모임을 계속했다. 코로나19와 지역에 대한 정보서비스도 진행됐다. '집콕생활'을 해야 했던 이용자들은 지속적인 독서문화생활을 통해 위로를 받았고 사서들이 선별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다양한 온라인 툴 활용 = 도서관들은 다양한 온라인 툴을 활용해 이용자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경기 이천마장도서관은 비교적 이른 시기인 2020년 2월부터 코로나19에 대응, 함께 읽기와 글쓰기 등으로 구성되는 '내 방 안의 도서관'을 운영해 호평을 받았다. '내 방 안의 도서관' 시즌 1~2는 △100일 글쓰기 챌린지 △50일 방구석 도서관 △30일 감성 한잔 시 필사 △30일 난데없이 고전 등으로 구성됐다. 시즌3은 시즌 1~2를 바탕으로 △30일 무조건 다섯 문장 쓰기 △30일 나를 위로하는 문장 필사 △30일 독서가 체질 △30일 야너두 English 등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서울 도봉구 쌍문채움도서관은 SNS을 활용해 함께 읽기를 지속했다. 은평뉴타운도서관은 줌(zoom)을 통해 실시간으로 SF 작품들을 함께 읽는 독서동아리 '타인들 속에서'를 운영했다. 여럿이 함께 책을 읽고 필사하며 문장을 쓰고 첨삭을 받는 과정은 이용자들에게 '코로나 우울'을 떨치게 하는 힘이 됐다.
◆온라인으로 책축제 = 사서들이 직접 제작하고 출연한 온라인 콘텐츠들도 이용자들과 소통했다. 마포중앙도서관 사서들은 북큐레이션 온라인 콘텐츠 '슬기로운 사서생활'을 제작,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사서들의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하는 '흔한 취향' △이용이 적은 책을 소개하는 '미운 우리 책들'로 구성됐다. 특히 뉴딜일자리 사업을 활용해 영상콘텐츠 툴을 다룰 줄 아는 편집자의 도움을 받아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도봉구립도서관의 경우 온라인으로 도서관 책축제를 진행했다. 동영상 콘텐츠들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 사서들이 직접 참여해 보다 뜻깊었다. 이에 앞서 도봉구립도서관은 팟캐스트 '북팟'을 운영해 호평을 받았다. 성북구립도서관도 '한 책 선포식' '북 콘서트' '책모꼬지' 등 행사들을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이용자들을 만났다.
◆코로나19 정보 제공 = 지역 정보를 전하는 온라인 콘텐츠들도 제작됐다. 구립공공도서관을 운영하는 관악문화재단은 독서문화프로그램으로 '대·관·광'(대놓고 관악구 광고)을 제작,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청년예술가 등을 인터뷰한 '관악인'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학생이 들려주는 이야기인 '샤의 추억' △전통있는 관악구 맛집 탐방 'OG는 맛집'을 선보였다.
또 관악구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인 강감찬 장군과 고려 역사를 주제로 역사교육 콘텐츠 '고려어벤저스'를 제작,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동대문구답십리도서관은 사연에 맞는 책을 선정해주고 관련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서의 책처방'에 이어 '문학과 함께하는 맛있는 도서관'을 통해 책에 나오는 음식과 동대문구의 맛집을 연결해 소개했다.
공공도서관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정보서비스도 제공했다.
마포중앙도서관 성북구립도서관 영등포구립도서관 느티나무도서관 등은 코로나19 관련 온라인 게시판을 운영하며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파주시 공공도서관들은 온라인을 활용해 게임 형식의 정보활용교육을 제공했다.
◆조직 공간 등 변화해야 = 공공도서관들은 온라인 콘텐츠들이 2021년에 안정적, 체계적으로 서비스되기 위해서는 조직 인력 교육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국립중앙도서관 '2020 도서관 혁신 아이디어 및 우수 현장사례' 자료집에서 마포중앙도서관은 △장비 시설 등 도입예산 확보 △직원들이 영상 제작과 편집을 하기 위한 역량강화 교육 △미디어 소외계층에 대한 다각적 교육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서관 역할을 전통적 역할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등을 앞으로의 과제로 꼽았다.
실제로 2020년 공공도서관들은 온라인 콘텐츠 제공을 위해 스튜디오 등 설비와 관련 교육을 도입했으며 2021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정보취약계층에 대한 온라인 콘텐츠 제공과 디지털 미디어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진우 성북문화재단 도서관사업부장은 "정보취약계층 관련 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시설, 장비를 갖추는 등 공간을 재구성해야 한다"면서 "또한 단위 도서관별 운영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온라인 콘텐츠의 통합적 생산과 운영, 공유를 위한 조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