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시적 대북 제재 완화 준비해야"
앤디 김 의원 화상간담회
"한국, 쥐어짤 대상 아냐"
또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하순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북미 협상 교착 상태 이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앤디 김 의원은 "우리는 (2019년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때 떠난 지점에서 정확히 미북 대화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없다"면서 "그래서 물음은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 있는 게 무엇인지 여부다. 한미 양국이 협상 의제에 대해 확실히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 뒤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방미 시 현재 구상하는 대북정책이나 협상재개 전략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을 준비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동안 미국 의회가 대북정책에 대해 포괄적인 틀(프레임워크)과 전략적인 접근법을 구상하는 대신 미사일 시험과 같은 큰 사건들이 발생할 때만 대응해 온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 의회 내에서 북한과 한반도 문제가 중요함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의회와 바이든 행정부가 함께 협력해 이러한 문제를 개선시키고, 미국이 추구해야 할 대북정책의 전략적 체계를 세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일시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행정부가 일시적인 대북제재 완화(temporary sanctions relief)를 준비해야 하며,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전에 취한 조치들이 작동하지 않았던 점을 인식하고, 목표 달성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김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 방안과 이를 위한 북한의 조치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인식의 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몇 푼을 더 쥐어짤 수 있는 사업 파트너가 아니다"라며 "평화의 파트너로서 이 파트너십은 존중에서 비롯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동맹을 재창조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특히 김 의원은 미중 갈등 속에 한중관계에 관한 미국의 태도와 관련해 "미국이 존중을 통해 힘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늘리는 것이 긴요하다"며 "한국 국민 4분의 3이 중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힘과 영향력에 대해 신뢰하고 믿을 만한 대안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과 군비 경쟁, 군사적 조처는 지속 가능하지도 필수불가결한 것도 아니라면서 "우리는 한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에 (중국의) 적대와 영향력에 대한 대안으로서 비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접근법이 반대와 불일치의 여지를 제공하지 않는 '제로섬'이라면 미국식 대안은 다른 국가의 부족과 필요에 대한 존중이어야 한다"며 이런 접근은 단지 중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이 취할 태도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한국을 단지 미국의 중국이나 북한 접근법에서 유용성의 '렌즈'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있는 그대로, 미국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미국 국가이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국장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관련 기고문에서 미국이 대북제재에 더욱 엄격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중대 조치를 먼저 취할 경우에만 바이든 행정부가 일부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며 "오히려 제재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러나 "추가 제재 조치도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들진 못할 것이며, 대북제재 효과 역시 중국의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