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이 비만율 높은 까닭

2021-10-29 12:13:41 게재

"여가생활-신체활동 부족

회식 잦고 비만에 관대해"

산 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강원지역의 주민의 비만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걸까?

'2008∼2018 지역 건강통계 한눈에 보기'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별 비만율 중앙값은 31.3%이다. 세종이 27.7%로 가장 낮고 강원이 36.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강원도의 높은 비만율을 보는 반응은 여러 가지다. 뭔가 조사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농사짓느라 힘들텐데 살이 왜 찔까요? 강원도에서는 채소를 많이 먹지 않나요? 등등이다.

조희숙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2019년 중년여성 비만율 53.1%)과 양구군 해안면(비만율 19.7%)을 비교연구했다.

지역사회건강 조사결과(2018∼2019) 인제군 여성들은 신체활동을 덜 하고 걷기 실천을 안했다. 식품의 영양표시도 활용하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높은 상태에서 7시간 미만 수면을 취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강원도 전체 성인 비만 관련 요인을 분석한 결과 강원도 만 45∼79세 여성의 비만율이 가장 높았다. 전반적으로 군 지역이 중소도시와 소도시 비만율보다 높았다.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일수록, 고위험 음주를 할수록 비만율이 높았다.

조 교수가 대상지역 중년여성 그룹집단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자.

"귀찮은 건 싫어요." "농사일 하다보니 허리 관절이 너무 아파 운동은 못해요." "겨울에는 맨날 먹자모임이야. 어제도 모여서 뭘 끊이고 남이랑 같이 나눠 먹고." "남면은 회식문화가 많아요. 피자집, 치킨집이 다 와요." "일주일에 3∼4번은 회식을 해요." "시골은 실제 다닐 길이 없다 보니 혼자 걷기 부담돼요." "걷거나 운동하는 데까지 차로 10분은 더 가야 해요."

지역사회 환경지표를 보면 인제군은 자전거도로 길이가 16.7km로 양구군(84.4km)보다 훨씬 짧았다. 도로 포장률은 인제군 97.1%, 양구군 77.35%로 나타났다. 패스트푸드점은 인제군은 1000명당 3.49개이고 양구군은 1.12개로 3배 차이가 났다.

지자체 보건 분야 예산도 인제군은 1.66%, 양구군은 2.42%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인제군이 양구군에 비해 건강친화적 요소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사 결과 우울 스트레스 → 부족한 여가시설 → 중증도 신체활동 부족 → 잦은 회식과 식사모임 → 편리한 배달음식과 패스트푸드 이용 → 체중 증가 → 우울 스트레스가 이어지고 있었다.

조 교수는 "패스트푸드점을 지역 발전으로 인식하고 농한기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마을 잔치로 함께 먹기가 잦고 비만에 관대한 지역 정서가 있다"며 "비만율이 높은 원인이 사회생태학적 요인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여가프로그램과 마을 단위 신체활동 공간 등 건강친화적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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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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