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를 빛낸 지자체 정책│서울 노원구 '소확행 행정'
숙박쉼터·힐링냉장고… 작지만 큰 울림
"일상의 행복, 피부로 느끼게끔"
맞벌이가정 아이들은 병원동행
"지난해 9월에 문을 열었는데 평일에는 500명, 주말에는 1000명씩 찾아와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방문객들이 사회관계망에 남긴 반응 보면서 보완하고 있어요."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최근 공릉동 화랑대 철도공원·불빛정원에 자리잡은 '기차카페'를 소개하는 내내 얼굴 가득 웃음을 띄웠다. 세계 각국의 기차와 우주선 발사대 모형을 갖춘 카페는 경춘선숲길 갤러리와 타임뮤지엄에 더해 철도공원을 찾는 즐거움을 더하는 공간이다.
노원구는 민선 7기 들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는 '소확행'을 행정에 접목, 주민 체감도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장기 전망을 마련하는 일과 함께 당장 주민들이 일상의 행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였다. 오승록 구청장은 "생애주기별로 불특정 다수의 주민들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고민했다"고 돌이켰다.
철도공원을 비롯해 불암산 힐링타운, 영축산 무장애길 등 권역별 힐링타운 만들기부터 시작했다. 120개가 넘는 공원을 재생시키고 아파트 화단을 주제가 있는 정원으로 꾸며 주민들 소통공간으로 가꾸는 '휴(休)가든' 사업을 진행했다. 초기에는 '복지도 교육도 아니고 깊은 고민이 없어 보인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주민 활용도가 높아져 2017년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꼴찌였던 걷기 실천율이 3년만에 1위로 뛰는 결과를 얻었다.
안전에도 소확행을 접목했다. 민선 7기가 시작된 직후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을 때였다. 낮에는 경로당 등에서 더위를 피하지만 밤이면 열대야로 잠들지 못하는 노년층에 구청 대강당을 내놨다. '야간 무더위쉼터'다. 무더위 쉼터는 겨울에는 '야간 한파쉼터'로 탈바꿈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정부지침에 따라 경로당은 모두 문닫은 상황이라 기존 방식으로 접근이 어려웠다. 지역 숙박시설에 협조를 구했는데 흔쾌히 동참, 호텔 무더위쉼터를 제공했다. 오 구청장은 "어르신들이 '호캉스(호텔+바캉스)'라며 '내 생애 이런 사치를 누려본다' '고맙다'고들 하시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에는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점포 등과 거리가 먼 주요 산책로와 임시선별검사소에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힐링냉장고'를 설치했다. 하루 평균 7만5000병을 채울 정도로 인기였고 다른 지자체도 발빠르게 도입했다.
돌봄분야에서는 맞벌이가정 초등학생 저학년을 위한 '아이휴센터'가 돋보인다. 2018년 10월 처음 문을 열때부터 부모 퇴근시간까지 맞춰 아이들을 돌봐 호응을 얻었다. 서울시에서 '우리동네 키움센터'로 받아 전체 자치구로 확산됐다. 아이들이 아플 때도 일해야 하는 보호자를 위해서는 '아픈 아이 병원동행 서비스'까지 진행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국민 일상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정부 혁신사례'로 꼽았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주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불편을 살피는 섬세한 눈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확실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업들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