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저류시설 위층에 운동+돌봄+문화 공간

2022-05-04 11:52:21 게재

성동구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

6월 개장 … 연간 35만명 혜택 기대

"저렇게 이중으로 위쪽을 막으면 무거워서 안전문제가 생기지 않겠어요? 철근을 많이 사용하니 예산만 더 들고. 경기하기도 불편해요."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 옥상. 공사가 마무리된 풋살(간이축구) 경기장을 둘러보던 정원오 구청장은 연신 보완점을 지적한다. 그물망을 지지하는 철근 구조물을 이중으로 설치,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풋살은 계절이나 날씨와 무관하게 즐길 수 있어 최근에는 여성들에도 인기가 많다"며 "옥상에 전용 구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가까이 정원과 텃밭 그리고 아기자기한 성수동 골목, 멀리는 개나리로 이름난 응봉산 풍경까지 눈에 담으며 땀을 흘릴 수 있는 경기장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 공사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뒤편으로 야외 풋살 경기장이 보인다. 사진 성동구 제공


4일 성동구에 따르면 큰 비가 내릴 때 빗물을 가둬두던 뚝섬 유수지가 생활체육·문화와 아이들 돌봄,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다음달 주민들에 문을 열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다. 정부 생활SOC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 305억원을 투입한 공사가 마무리단계다.

현재 성수동 인구가 5만5000여명인데 센터 바로 앞쪽으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주거단지가 확대되고 그만큼 공공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가까이 구립 체육·생활문화 시설이 있지만 정원 대비 신청자가 많다"며 "유수지 기능을 그대로 살린 채 위쪽에 건물을 지어 남녀노소 전 세대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라는 이름은 주민들이 붙여주었다. 두차례 공모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다.

4층 건물에는 다목적체육관을 비롯해 각종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배치돼있다. 25m 길이 수영장에 서울숲을 향해 열린 헬스장과 실외 풋살장이 3층과 4층 옥상층에 자리잡고 있다. 성동구 첫 공공 볼링장도 선을 보인다.

1층과 2층에는 어린이집과 초등돌봄센터 '아이꿈누리터'가 자리잡고 있다. 책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도서관인 책마루도 구청과 성수아트홀 독서당인문아카데미에 이어 네번째로 들어선다. 운영을 책임질 도시관리공단과 생활문화센터 자원봉사센터 미래일자리주식회사 문화재단 등이 입주해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개장에 앞서 시설에 입주할 각 기관 대표, 관련 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시설을 둘러보며 안전을 살피고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모색했다. 센터에 둥지를 틀 공공기관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상 시민재해 예방 주체가 되기 때문에 입주 전부터 함께 했다. 운영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 이용하는 주민들이 느낄 수 있는 불편사항 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는 취지다.

정 구청장은 체육시설 이용자 모집 현수막부터 각 층별 시설과 1층 야외놀이터까지 꼼꼼히 살피며 "늦더라도 완벽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무엇보다 "어린이집과 아이꿈누리터를 연계, 성동을 대표하는 돌봄시설로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며 "보호자들은 아이를 맡기고 책마루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운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동구는 6월 체육시설을 시작으로 돌봄·문화 공간 등을 차례로 주민들에 개방할 예정이다. 어린이집 98명, 초등돌봄 30명을 비롯해 연간 35만명 가량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는 전 세대가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복지 공간이자 성동의 또다른 대표 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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