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 … "기대한 성과 대부분 거둬" 평가
미 제공 한국 확장억제 수단에 '핵' 포함 … "핵은 핵으로, 국가안보 상당히 강화"
"IPEF 합류 안하면 중국 보복 없겠지만 한국 첨단산업 거꾸로 배제" 불가피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을 한 단계 공고화하고 영역을 확대하는 쪽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 속에서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성공적, 또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양 정상 케미 좋아" =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23일 KBS라디오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한미 간에 지도자 두 분이 굉장히 케미(궁합)가 좋았다"며 "두 분의 세계관이 유사하고 또 추구하는 목표가 한미동맹 강화였기 때문에 상당히 긍정적으로 결과들이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 원장은 "지금 북한의 핵 위협이 굉장히 심각해졌는데 거기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대비책이 마련됐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기 때문에 소기의 성과는 대부분 거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홍 원장은 미국이 공동성명서에서 '핵'을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수단으로 명시한 것에 대해 "핵은 핵으로 막겠다는 것을 미국 정상이 확실히 다짐했기 때문에 상당히 국가안보가 강화됐다"며 "그 점이 제일 훌륭하다" 그리고 "불가피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 신냉전이 도래하는 걸 오히려 자기들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며 "일종의 위기가 한 번 올 것 같다. 그 뒤에 돌아오는 대화의 기회를 살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등으로 인한 대중관계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가 참여를 안 하면 중국으로부터 보복은 안 당하겠으나 우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이런 것들에 있어서 거꾸로 우리가 배제되는 것"이라고 반론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CBS라디오 '뉴스쇼'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이) 완벽하게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 '공급망 동맹'에 대한 중국의 반발에 대해 "진통이 있고 성장통이 불가피하다"며 "한중 교역 규모에서 한국이 대중 무역이 1순위인 건 분명하지만 한국이 중국한테는 또 3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수교 30주년, 국내 반중정서 등을 언급하며 "조금 더 미세하고 디테일하게 중국 통들을 중국 대사로 보내고 더 개인적인 외교를 통해 중국의 반한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데 굉장히 주력을 해야 될 것"이라고 봤다.
◆양 정상, 항공우주작전본부서 마지막 동행 = 앞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마지막 동반일정으로 주한미군 기지 방문을 택했다.
두 정상은 이날 이른 오후 한국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와 미 7공군이 있는 오산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찾았다.
지하 벙커에 은폐된 KAOC은 전시에 한미 연합 공군전력의 작전을 지휘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군의 '전략사령부' 역할을 한다.
두 정상은 한미 장병 수십 명이 나란히 앉아 근무하는 작전조정실에 입장해 한미 양측 전투운영처장의 보고를 들었다.
이날 방문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최성천 공군작전사령관 등과 미국의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스콧 플레어스 7공군사령관 등이 수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장병들을 향해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하고, 우리 뒤를 봐줘서 감사하다. 우리가 여러분의 뒤를 보듯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어는 시도하지 않겠다"면서 영어로 "같이 갑시다. 우리는 같이 잘 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손을 내밀며 다시 "같이 갑시다"라고 했고 두 정상이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미 장병들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떠나서 멀리 타국에서 이렇게 근무하고 있으니까 우리 대한민국 장병 여러분이 좀 잘해주시고 더 우의를 돈독하게 해달라. 여러분의 우정과 우의가 바로 한미동맹의 힘"이라고 말했다.
또 "항공우주작전본부는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한미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핵심적인 장소이고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곳"이라며 "여러분들의 역할이 바로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KAOC 방문을 마치고 작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날 때 서로를 향해 엄지를 들어 인사했다.
◆이낙연 "신남방정책 폐기 … 어리석어" = 한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난 정부의 외교기조가 계승되지 않았다는 시각을 드러내며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22일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신남방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새 정부의 판단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폐기하고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보도의 진위나 새 정부의 진의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국가의 대외전략에 접근하는 정부의 태도가 너무 거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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