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농산물값 상승, 물가위기 가속
감자가격 60% 급등, 양파 마늘 등 동반상승 … 하반기 물가에 영향 줄 듯
감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이 감자 출하에 영향을 미치면서 소매가격은 60% 가까이 뛰었다. 감자 뿐 아니라 양파 마늘 등 봄철 출하 농산물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는 하반기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물가 위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노지 밭작물 중 봄철 출하가 시작된 감자 양파 마늘 고추 오이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두달째 지속된 가뭄으로 출하시기가 겹친 작물들의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감자는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금자'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파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파'로 불린 이후 가정 내에서 대파 키우기 유행을 만들었다. 감자 도매가격은 지난달 5만7148원(상품 20㎏)으로 평년대비(4만83원) 40%가량 올랐다. 감자 소매가격도 지난달초 100g 당 331원에서 최근 533원으로 60% 뛰었다. 저장감자 출하량이 감소하고 노지 봄감자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계속되는 가뭄과 부쩍 커진 일교차로 인해 감자는 물론 양파 오이 등 밭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양파 도매가격도 지난달 27일 기준 20㎏에 9950원하던 것이 3일에는 1만6640원으로 올랐다.
봄 출하시기 가격이 오른 것은 가뭄 영향도 있지만 재배 면적과 출하량 감소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실시한 표본농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봄감자 생산량은 34만1000~35만4000톤으로 전망된다. 평년(38만422톤)대비 10.4% 감소한 물량이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곡창지대가 많고 노지 밭작물을 재배하는 전남과 경남 지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 가뭄은 양파와 마늘, 감자 등 밭작물 생육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며 작물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
농촌은 봄 가뭄에 일손 부족으로 이중고를 떠안았다. 인건비가 예년보다 30% 이상 오르면서 경영비가 증가한 탓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비료와 사료 등 농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농축산물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축산물 가격이 시차를 두고 상승하면 하반기 물가는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가뭄 해갈을 위한 용수 활용 방안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5월 두 차례에 걸쳐 각 시·도에 가뭄대책비 75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각 지자체가 관정 등 대체 수원을 개발할 수 있도록 22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가뭄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지자체·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과 협조체제를 유지, 지역별·작물별 가뭄 상황과 급수대책 추진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김인종 농식품부 차관은 "지자체는 가뭄 해소를 위해 지원받은 급수대책비를 신속히 집행하고, 농촌진흥청은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적극 협력해 농가 기술지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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