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전 사각지대 소상공인 '부글부글'
2022-07-13 15:14:11 게재
불합리한 기준 개선 요구 … 정부, 기존방침 고수
서울시 금천구에서 가죽공방을 운영하는 김씨는 "요즘 열심히 사업한 게 후회된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11일 핸드폰으로 전달된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김씨는 2013년 가죽공방 문을 열었다. 제품판매와 수강생 교육으로 연매출이 8000만원까지 올랐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매출은 바닥을 쳤다. 주 수입원이던 수강생 교육은 중단됐고 제품 주문도 끊긴 탓이다.
그는 주저앉을 수 없었다. 가죽 수제품 마니아들을 겨냥해 온라인판매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20만원에 불과하던 온라인 판매량이 월 100만원까지 상승했다. 매출상승에도 임대료 등 고정비를 내면 남는 게 없었다. 자신의 인건비는 전혀 챙기지 못했다.
김씨는 정부의 손실보전금 지급을 기대했다. 하지만 김씨는 코로나19 손실보전금을 받지 못했다. 매출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김씨처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는데도 정부 손실보전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상당하다. 불합리한 손실보전금 지급기준과 산정기준으로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손실보전금 사각지대 해소에 난색을 표하며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정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손실보전금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들은 이미 거리로 나섰다.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연합'은 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1·2차 방역지원금에 비해 기준이 협소해져 많은 소상공인이 손실보전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손실보전금 지급기준 철회와 소급적용 시행을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2021년 12일 31일 이전에 폐업한 사업자는 손실보전금 지원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2020~2021년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로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기간"이라며 "이 기간 폐업을 코로나 피해로 인정하지 않는 정부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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