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체감경기 올해 들어 갈수록 악화
내수기업보다 업황BSI 큰폭 하락
제조업·비제조업 업황전망 역전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2년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달 수출기업의 업황BSI는 85포인트로 6월(90)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의 업황BSI는 올해 들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09포인트까지 올랐던 데서 올해 3월(92) 100포인트가 깨지더니 이번달에는 9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업황BSI는 기업 경영인이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한 지표로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함께 주요 경제심리지표로 꼽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현재 및 미래 경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수출기업의 체감경기 악화는 내수기업에 비해 빠르다. 수출중심의 경제구조여서 절대적인 지수는 여전히 수출기업이 높지만 체감지표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수출기업(109)과 내수기업(87)의 업황BSI 차이는 22포인트에 달했던 것에서 이번달은 8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같은 기간 내수기업이 10포인트 하락할 때 수출기업은 24포인트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세의 지속 및 전자기기 수요 둔화로 제조업 업황BSI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 등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이달 20일까지 수출입 현황을 보면 대중국 무역수지가 15억39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11억달러)과 6월(-12억달러)에 이어 석달째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 무역수지도 지난 4월 이후 넉달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이 침체를 보이면서 대기업 체감경기도 중소기업에 비해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달 대기업 업황BSI는 84포인트로 전달(90)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75포인트로 전달과 같았다. 올해 1월 이후 중소기업은 7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대기업은 같은 기간 13포인트 떨어졌다. 향후 전망도 수출 및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1개월 후 업황전망에 대해 수출기업은 85로 7월 전망(90)에 비해 5포인트 하락했다. 내수기업은 3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비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7월 업황BSI는 80포인트로 6월(82)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올해 1월(83) 이후 3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다음달 전망도 80포인트 수준을 유지해 급한 경기악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지난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3.0% 늘어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소비 회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제조업의 향후 업황전망이 크게 나빠지지 않으면서 제조업의 8월 전망(78)과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제조업 업황전망이 올해 1월(92)에 비해 14포인트 하락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전산업 업황BSI는 80포인트로 6월(82)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또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6월보다 4.7포인트 낮은 97.8포인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