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탄 커피 먹여 내기골프 사기단 적발
2022-07-28 14:22:32 게재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경찰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 4월 전북 익산시의 한 골프장에서 피해자 ㄴ씨에게 약을 탄 커피를 마시게한 후 내기골프를 했다. ㄴ씨는 게임을 시작한 후 샷이 흔들리고 신체 기능·판단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일당들은 얼음 물과 두통약을 주면서 내기를 강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ㄴ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약이 든 커피를 마신 후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다리가 풀리고 힘이 없었다"면서 "내기골프를 어떻게 했는지, 돈을 얼마나 잃었는지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ㄱ씨 등 일당은 1타당 30만원으로 시작해 후반에는 1타당 200만원까지 올려 게임을 이어갔다. 18홀 기준 평소 80대 타수를 치던 ㄴ씨는 이날 104타를 쳤고, 5500만원을 잃었다.
다음날까지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자 ㄴ씨는 병원을 들렸다가 경찰서를 찾았고 소변 검사결과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 내기골프를 주선한 일당이 불면증 치료제로 쓰이는 마약성분의 약을 탄 커피를 먹여 사기를 친 셈이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ㄱ씨 일당의 차량에서 같은 성분의 향정신성의약품 150정을 압수했다. 또 골프장 식당 폐쇄회로(CC)TV에서 ㄱ씨 일당이 커피에 뭔가를 타는 장면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에서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남긴 녹취 등을 추가로 확인해 ㄱ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범행을 공모한 2명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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