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한창인데 … 제주로 연수 간 의원들
시민단체들 비판 성명
일부 지방의회는 취소
최근 경기·인천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피해복구가 시급한 상황에서 일부 지방의회 의원들이 제주도로 연수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지자체가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는지 살펴야 할 기초의원들이 수해 발생 직후 제주도 연수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인천시 미추홀구의회에 따르면 구의원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10일 오전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의장을 포함한 나머지 의원 3명은 남아 있으나, 이 중 2명은 다음날 연수에 합류하기로 했다. 1명은 개인 일정 등으로 연수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미추홀구의회측은 "의원 중 60~70%가 초선이어서 결산 검사와 추경 등 의정활동 교육을 받기 위한 것"이라며 "취소하기에는 부담 비용이 커 의원들 모두 어제 저녁 늦게까지 담당 지역구의 수해복구 상황을 챙기고 떠났다"고 밝혔다.
경기 평택에서도 유승영 평택시의회 의장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7명이 10일부터 2박 3일 일정의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전체 평택시의원 18명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 8명 전원과 민주당 의원 3명은 연수에 불참했다. 연수에 참여한 시의원 1명은 이날 오전 평택으로 복귀해 지역구 비 피해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사는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가 주최한 '제9대 의회 개원 합동세미나'로, 8∼9개 지방의회가 참석하기로 했다. 반면 의정부시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는 비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을 취소했다.
시민단체들은 물난리 속에 제주도로 연수를 떠난 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취소가 어려운 일정이라면 재난관리를 위해 어떤 조치를 했고 이를 위해 누가 남았다는 등 공식 입장을 냈어야 한다"며 "아무 조치도 없이 연수를 갔다는 건 주민을 대변해야 할 의회의 자격을 의심하게 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평택지역 시민단체 평택시민재단도 이날 성명을 내 "물난리 속에 제주도로 연수를 간 시의장 포함 민주당 의원들의 안이한 인식과 오만한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며 "재난 생황을 챙기는 대신 제주도 연수를 택한 시의원들은 무책임한 그 행위에 대해 자성하고 시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승영 평택시의회 의장은 "연수 출발 전날(9일)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했는데 다행히 평택은 다른 곳보다 비가 덜 와서 큰 피해가 없다고 판단해 연수에 참여했다"며 "공부하고 교육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연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