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코인거래소 첫 제재 앞둬 … 결과 비공개할 듯
FIU 제재 그동안 비공개
코인거래소에 동일 적용
법개정 통해 개선 지적도
금융회사 제재는 공개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FIU는 지난달말 코인거래소 코인원과 고팍스에 대한 첫 제재심을 진행했으며 이달 안에 제재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 주에 제재 결과가 확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제재 결과가 곧바로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FIU는 신고·수리를 마친 사업자를 대상으로 종합검사에 착수, 특정금융정보법상 자금세탁방지체계 구축 상황을 점검했다. 신고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개선·보완사항의 이행 여부를 우선 점검하고 시행 초기 고객확인의무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했다. 그 결과 코인원과 고팍스에 대해 제재를 사전 통지하고 지난달 30일 대심제 방식으로 첫 제재심을 열었다. 대심제는 제제대상자와 변호인이 함께 참석, 금융당국 검사부서와 동등하게 진술 기회를 갖는 방식이다. 제재심 위원들이 양측의 주장을 듣고 제재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지난달 양측의 의견을 들은 FIU 제재심 위원들은 2차 회의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이후 업계 1위인 업비트에 대한 제재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종합검사는 코인거래소의 고객확인의무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어서 부실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과태료 부과 처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업체들에게 단순히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에 있지 않고 제재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약 670만명에 달하는 코인거래소 이용자들이 거래소의 운영과정상의 문제점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FIU는 제재내용의 공개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비공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FIU 제재내용을 공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주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거래소에 대한 검사가 올해부터 시작됐지만 2019년 이후 FIU 검사대상에 전자금융업자·대부업자·P2P사업자 등이 포함됐다. 그 이전에는 카지노사업자 등 자금세탁 위험이 있는 기관에 대한 검사가 있어와다. 그동안 FIU제재는 당사자에게만 통보됐을 뿐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다.
이 같은 방식은 금융당국의 제재 결과가 공개되는 금융회사들과는 차이가 있다. 공공성이 큰 금융회사들의 경우 금융당국이 제재결과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만 FIU 제재는 주로 회사와 개인 등 민간영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민간 영역이라고 해도 회계기준 위반에 대해서는 기업과 외부감사을 맡은 회계법인, 제재내용이 상세히 공개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코인거래소 이용자가 1525만명에 달하고 실제 거래를 이용하는 회원이 약 670만명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거래소에 대한 제재를 비공개로 하는 것은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FIU는 제재 내용을 직접 공개하기 보다는 정기적으로 거래소 제재 내용 등을 유형별로 정리하는 사례 중심의 간접 공개방식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통해 제재 공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제재를 통한 사전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결과를 외부에 공개해서 해당 업체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이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개선해나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FIU는 현재 업계 2위인 빗썸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 중이며 요주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 운영 상황을 점검하는 부문검사도 계획하고 있다. 신고·수리를 마친 코인거래소들의 의심거래보고와 트래블룰의 이행 적정성 등을 하반기에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