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 유골 1구 5.18행방불명자와 일치

2022-09-26 10:54:42 게재

5.18조사위 곧 공식발표

유골 2구 추가 대조작업

지난 2019년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발견된 유골 1구의 유전자 정보(DNA)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실종된 행방불명자 DNA와 일치한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행불자가 누구인지는 추가 확인절차를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가 추가 대조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일치 사례가 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5.18조사위가 이미 일치 가능성이 높은 유골 2구를 확보해 추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18조사위는 이 같은 결과를 다음 달 7일 국회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옛 광주교도소는 1980년 5.18 당시 행방불명된 광주시민들이 암매장된 곳으로 추정됐다.

25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발견된 261구 유골 중 판별이 가능한 160여구에서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행방불명자 가족 DNA와 대조한 결과 현재까지 유골 1건이 일치했다. 대조 작업은 160여구 가운데 현재 60여구만 마쳤다.

추가로 100여구에 대한 대조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추가 확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 관계자는 "옛 광주교도소 발견 유골 유전자 시료와 행방불명자 가족 DNA가 처음 일치했다"면서 "확인된 행방불명자 신원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식 발표를 미룬 이유는 유전자 검사 방식에 차이가 있어 추가 확인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5.18조사위가 새로 도입한 단일 핵산염기 다형현상(SNP) 조사에서 일치한 것으로 확인했으나 기존 공인된 조사방식인 'STR(Short Tandem Repeat)' 조사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SNP방식은 사촌의 유전자 정보까지 대조할 수 있지만 아직 공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계·모계·형제 등의 유전자를 비교하는 SNP방식 조사결과는 다음달 5일 나온다는 게 5.18조사위 관계자 설명이다.

앞서 2019년 12월 19일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다수의 유골이 발견됐다. 땅속에 묻힌 가묘 형태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40여구 등 모두 261구의 유골이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중 판별이 가능한 160여구에서 DNA 시료를 채취했다.

5.18조사위는 여기서 나온 DNA 시료를 전남대 법의학교실에서 보관한 5.18행방불명자 가족 혈액 정보와 비교했다. 광주시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행방불명자 가족 찾기 사업을 추진해 지금까지 117가족 377명 혈액 정보를 확보해 보관하고 있다.

광주 북구 문흥동에 있는 옛 광주교도소는 5.18 유적지다. 5.18 당시 계엄군의 광주봉쇄작전 주요 지점이다. 계엄군은 1980년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이곳에 주둔했다. 5.18 직후 신군부가 발표한 자료에선 교도소 안팎에서 28명이 사망했지만 수습된 시신이 11구에 불과해 암매장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5.18기념재단 등이 지난 2020년 계엄군 진술을 토대로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수형자 공동묘지 인근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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