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 대선, 유권자 선택 시작됐다
해리스 “분열정치 종식” vs 트럼프 “미국 구하자”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본투표가 5일(현지시간) 오전 0시(한국시간 5일 오후 2시)부터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미 대선 본투표는 전통적으로 ‘자정 투표’를 해온 뉴햄프셔주 북부 산간 마을 딕스빌노치 등에서 5일 0시에 가장 먼저 시작되며, 대부분 오전 5~8시부터 시작해 오후 7~9시 사이에 마감한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의 전격 후보교체와 공화당 후보의 총격피습 등 극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막판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초박빙 접전 양상을 띠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0여일간의 장정을 마무리하고 유권자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 진보 성향의 유색인종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과, 보수색 짙은 백인 남성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후보들보다도 뚜렷하게 대비됐고, 지지층 역시 양극단으로 갈라졌다. 선거 캠페인도 확연하게 차이났다. 해리스 후보는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 회복, 여성 생식권 보호, 서민과 중산층 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웠고, 트럼프 후보는 경제난과 불법 이민 급증 등 바이든정부 난맥상을 공격하면서 생활고에 지친 유권자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여론도 요동쳤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해리스 후보가 줄곧 근소한 우위를 점하다가 지난달 중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등 혼전을 거듭했다. 특히 승패를 좌우하는 경합주에서 지지율 격차가 막판까지 오차범위에 있는 데다 10월 말 양 진영 모두에서 막말과 실언이 터져 나오면서 여론이 또다시 출렁거렸다. 투표함을 모두 열어봐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투표가 마무리되더라도 최종 당선자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한편 투표를 하루 앞둔 4일 두 후보 모두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 공략에 집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해리스 후보는 “미국은 공포와 분열의 정치에 지쳤다”면서 “미국에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리딩에서 “여러분은 내일 카멀라에게 ‘더이상 못참겠다. 너는 미국에서 가장 무능한 부통령이다. 넌 해고야’라고 말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미국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