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에 3층 높이 곤돌라정류장 공사

2022-10-07 11:30:48 게재

정선군 "2024년 이후 철거, 확정 안됐다" … 강원도 "연습코스 응급복구, 우수관 전면교체"

"하봉 정상은 원래 지형에서 약 10m 가량 깎여나간 상태다. 여기에 곤돌라 시범운영 기간 동안 사용할 상부 정류장을 콘크리트 기초 위에 건축하는 등 식생복원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일 가리왕산 하봉 모니터링에 참가한 이기호 산림기술사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가리왕산 중봉과 하봉 일대 식생과 지형 조사를 주도한 산림 전문가다.

가리왕산 산림유전자보호구역의 핵심인 하봉 정상에 3층 높이의 곤돌라 상부정류장 공사가 진행중이다. 2024년 12월 말까지 예정된 정선군의 '가리왕산 곤돌라 한시적 운영'을 위해서다.


가리왕산 산림유전자보호구역의 핵심인 하봉 정상에 3층 높이의 곤돌라 상부 정류장 공사가 진행중이다. 2024년 12월 말까지 예정된 정선군의 '가리왕산 곤돌라 한시적 운영'을 위해서다.

이후 시설물 존치나 철거 여부는 강원도나 정선군이 아닌 중앙정부가 판단하기로 결정했는데, 과도한 공사로 시설물 존치에 대못을 박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가리왕산을 원래 상태로 복원한다는 것은 이미 오랜 '사회적 합의'다.

2012년 가리왕산을 알파인경기장으로 지정했을 때, 2013년 산림청이 유전자원보호구역을 해제했을 때, 2014년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했을 때, 모두 '생태자연도 1등급 원상태로 복원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평면 형태로 만들기로 한 보행로 데크는 숙암리 쪽 일부 구간을 2층 구조로 시공중이다.


◆"눈 오기 전에 상부 정류장 완공" = 6일 원주지방환경청에 확인한 결과, 원주청은 '상부 정류장을 개선해 이용객 곤돌라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고 정상부 날씨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정선군의 9차 변경협의안에 대해 2021년 9월 29일 조건부 동의했다.

정선군 변경협의안의 핵심은 '상부 정류장 증축'과 하봉 정상부 일대 '보행로 데크' 설치다. 여기에 '탐방객이 가리왕산의 자연경관과 자생식물을 이용한 식생복원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태학습장과 복원체험장도 포함됐다.

가리왕산 하봉 정상부는 아름드리 신갈나무들과 밑둥지름 20cm에 이르는 거대 '철쭉'으로 가득찬 곳이었다. 그런 희귀 식생을 다 밀어낸 곳에 '생태학습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평면 형태로 만들기로 한 보행로 데크는 숙암리 쪽 일부 구간을 2층 구조로 시공중이다.

정선군 올림픽유산TF팀 관계자는 6일 "이번 겨울 눈이 오기 전에 상부 정류장을 완공하기 위해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며 "2024년 이후 시설물을 반드시 철거한다는 결정은 아직 내려진 바 없다"고 말했다.

"그 결정은 강원도나 정선군이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강원도 "연습코스 응급복구" = 한편 4일 내일신문이 현장에서 보도한 '연습코스 산사태'와 관련, 강원도가 '응급복구'(원상회복) 방침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강원도 산림관리과 관계자는 6일 "응급복구 설계가 완료돼 60일 안에 공사를 끝낼 예정"이라며 "응급복구의 내용은 △침식된 사면 정비 △우수관로 전면교체 등"이라고 밝혔다.

"큰비가 오면 다시 쓸려내려갈 계곡에 다시 우수관로를 매설하고 침식사면을 정비하는 게 실효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일단 응급복구를 하고 2024년 이후 항구복원을 위한 실시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가리왕산 = 글 사진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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