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색채 빠지고 상업성만 남은 핼러윈축제

2022-10-31 11:50:11 게재

기업·놀이공원 판 키워

아동·청년층 주로 공략

핼러윈(Halloween)은 그리스도교에서 800년경부터 기리던 '모든 성인의 날(만성절)'인 11월 1일 전야에 열리는 축제다. 고대 유럽 민족인 켈트족이 세밑에 죽음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죽은 자들의 혼령을 달래고 악령을 쫓던 축제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도 당초 켈트족 풍습을 간직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등 이민자들만 기념했는데 지금은 전역으로 확대됐다. 악령들이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던 풍습이 핼러윈 분장 원형이 됐다고 한다.

핼러윈이 되면 미국 각 가정에서는 호박에 눈 코 입을 판 전등(잭오랜턴 Jack-O'-Lantern)을 만들고 여러 장식물로 집을 꾸민다. 아이들은 괴물이나 마녀 유령으로 분장하고 호박 전등을 장식한 이웃집을 방문하며 사탕과 초콜릿 등을 얻는다. 성인들도 유명인이나 영화 주인공으로 분장하고 축제를 즐긴다. 대규모 거리행렬이 대표 축제로 자리잡은 지역도 있다.

국내에서는 어린이집 등에서 사탕을 나눠주는 행사와 20·30대 청년층이 즐기는 파티 형태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특히 대기업 마케팅과 맞물리면서 규모가 커졌고 본래 취지는 퇴색한 채 상업성만 남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에서는 한달여 전부터 가장행렬 등 이벤트를 선보인다. 핼러윈 장식과 분장용품 등을 판매하는 편의점과 소매점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용산구 이태원과 마포구 홍대입구 강남역 등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유흥가에서는 점포마다 소비자들을 노린 개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 출신이 거주하는 이태원은 클럽에서 파티를 즐기는 젊은층이 몰릴 뿐 아니라 이색 분장 등 볼거리가 많아 축제처럼 관람하기 위해 찾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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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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