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면피성 발언 연일 도마에
"참사 예단 말아야"
여야 한목소리 질타
155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경찰의 사전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섣부른 예측, 선동성 정치적 발언을 해선 안된다"며 면피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경찰·소방력 대응으로 사고를 막기에 불가능했다고 했는데 무슨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찰의 정확한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과연 그것이 원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답했다. 이 장관은 "과연 경찰 병력 부족으로 발생한 사고였는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집회나 모임에 시정해야 할 것이 있는지 더 깊게 연구해야 하는 것"이라며 "(사전에 포착된)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핼러윈 행사로 이태원에 모인 시민의 규모가 예년 8만~10만명에서 13만명으로 30%정도 늘었고, 경찰 배치 인력을 예년 80명~100명에서 올해 130여명으로 40% 증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날 이 장관은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다"며 "예년과 비교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고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재난 상황을 총괄 지휘하는 이 장관이 연일 책임 회피성 발언을 내놓자 여야 정치권에선 이 장관 파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가는 왜 존재하나.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하고 정부는 사전에 대비했어야 한다"며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 당국이 책임이 없다, 할 만큼 했다는 태도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해선 안된다"며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이 장관을 겨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광화문의 집회 때문에 경찰력이 분산되었다는 식의 정부 발표는 유가족과 국민에게 두번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책임회피에 급급한 면피용 발표에 분노를 느낀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