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 '어업공동체' 만경강 지킴이 자처
삼례자율관리 어업공동체 … 상류서 민물어업 14명 '고군분투'
만경강 퇴적쓰레기 하루 500㎏ 수거 … 장마철 후 월 9톤 달해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자율관리 어업공동체 김중일 위원장(51).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면 만경강에서 하루를 시작해 끝을 맺는다. 3일 김중일 위원장은 공동체 회원 10여명과 함께 만경강 상류인 삼례~고산천 수변지역을 돌며 수거한 쓰레기를 걷어 올렸다. 김 위원장 일행이 이날 4시간 동안 걷어낸 폐그물, PET병 등이 600㎏에 달했다. 쓰레기를 담을 대형포대 7개를 준비했지만 수거량이 넘쳐 고무보트에 임시로 실어야 했다. 공동체 회원인 소병윤 씨(48)는 "쓰레기를 걷어내도 계속 나온다"며 "정말 장난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삼례자율관리 어업공동체'는 자망어업과 패류채취의 허가를 받아 만경강 상류에서 민물고기와 다슬기를 잡는 주민 14명으로 구성됐다. 9년 전 20여 명으로 출발했지만 생계가 여의치 않아 일부 회원이 떠났다. 외래 어종 서식이 늘고, 생태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
4050세대 회원들이 주축이 돼 생활터전을 지키는 일에 뭐라도 해보자며 의기투합했다. 어족자원 감소와 수익 추락을 막기 위해 당장 만경강에 쌓이고 있는 쓰레기 수거부터 시작했다.
만경강 상류 약 30ha의 넓이를 구간별로 구획을 정해 수중에 있는 폐그물과 생활쓰레기를 수거용 포대에 담기 시작했다. 물속에 오랫동안 잠긴 쓰레기는 고무보트를 이용해 수거하지만 갈수록 대형 불법 쓰레기가 많아지고 있어 애를 먹는다. 수거한 쓰레기는 한데 모아 차량으로 이동해 사무실 부지 공간에 적치한 후 폐기물업체를 통해 처리한다.
환경개선 운동은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계속되지만, 장마철 이후 관광객이 몰리는 늦가을이 정점이다. 하루 5~6시간씩 매주 4회씩 8주간 집중적으로 수거하는데 하루 600㎏ 이상, 매월 9톤에 달한다.
50대 중반의 한 회원은 "완주의 중심을 관통하는 만경강은 그야 말로 천혜의 관광자원이자 어업인 삶의 터전"이라며 "수중에서 각종 폐자재와 생활 쓰레기를 수거할 때마다 불법 투척이 많다는 안타까움과 만경강 살리기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이 교차 한다"고 말했다. 김중일 위원장은 "어획량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 불법 쓰레기 투척이 줄지 않아 걱정이 크다"면서 "깨끗한 만경강을 위해 쓰레기는 되가져 가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