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버스 없는 대우산단 '좌초'

2022-11-03 11:27:04 게재

폐업으로 완공 눈앞 포기

부산시. 계획 전면수정 돌입

대우버스 유치를 목적으로 추진된 부산시의 산단계획이 부지 조성 완료를 목전에 두고 좌초됐다.

2일 부산시가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기장대우일반산업단지 산단계획 변경안 승인을 고시했다. 사업시행자를 바꾸는 것이 이번 변경 계획안의 핵심이다. 사업시행자는 자일대우버스에서 에스티에스개발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지난 10여년 간 추진돼 온 대우버스 부산 유치는 불발됐다. 이는 대우버스 울산공장이 지난 7월 폐업에 들어간 여파가 가장 컸다.

산단계획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업시행자가 자동차 관련 회사가 아닌 부동산 개발회사이기 때문이다.

당초 부산시는 대우산단에 버스공장과 함께 관련 협력업체들을 유치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전문 클러스터 산단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름을 대우산단으로 지은 직접적 이유다. 에스티에스개발이 대우버스로부터 부지를 인수해 개발을 완료하면 산단 명칭부터 입주업체까지 완전히 다른 분양이 진행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울산공장이 폐업을 선언했지만 사업시행자 지위는 남아있어 대우산단으로 공장이전은 계속 진행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자일대우버스가 에스티에스개발로 사업시행자 변경을 부산시에 공식 요청하면서 변경고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실제 자일대우버스 홈페이지에는 지난 9월 2일 해산공고문을 통해 '7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산이 결의됐고 현재 청산절차가 진행 중임을 알린다'고 발표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우버스 유치로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아쉽게 됐다"며 "에스티에스개발이 제안하는 사업계획을 토대로 주변 산단과의 연계성 등에 부합하는 개발이 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자일대우버스는 대우버스가 전신이다. 지난 1955년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신진공업사로 출발해 새한자동차·대우자동차·대우버스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부산진구 뿐 아니라 부산 금정구와 해운대구 등에도 생산공장과 출고장이 있었지만 장소가 협소해 지난 2010년 울산으로 공장을 모두 이전했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대우버스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나섰다. 대우산단 개발도 울산공장 이전이 이뤄지던 시기부터 추진됐다. 34만여㎡ 규모의 대우산단은 지난 2009년부터 개발을 진행해 내년 6월 말 산단조성 완료를 앞두고 있었다. 완공은 불과 8개월도 남지 않았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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