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강력레이저 기술, 국가계획 반영 필요하다
"이번 성공은 21세기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13일 제니퍼 그랜홈(Jennifer Granholm) 미국 에너지부장관은 언론 브리핑을 직접 주재하고 국립점화시설(NIF) 연구팀이 역사상 처음으로 '레이저 핵융합 점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구상 최고 슈퍼 히어로이자 먼 미래에 세상을 구할 영웅 '아이언 맨'. 철갑 슈트에서 무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아이언 맨의 힘의 원천은 바로 심장처럼 달고 다니는 작은 '아크 원자로'다. 아이언 맨이 연료를 갈아 끼우지 않아도 되는 것은 바로 태양에너지를 본 딴 '핵융합 기술' 덕분이다.
무한 청정에너지 실현에 다가선 인류
이번 '레이저 핵융합 점화' 성공으로 무한한 청정에너지 실현에 성큼 다가섰다. 그 단초를 '레이저'가 제시했다는 사실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다.
레이저는 1960년 처음 발견한 이후 발전을 거듭했다. 기초과학과 R&D뿐만 아니라 에너지 우주국방 반도체 등 산업 전 분야에서 핵심기술로 떠올랐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레이저를 활용해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동영상을 3.5초 만에 전송했다. 기존 전파 통신기술로는 10분 넘게 걸리는 일이었다. 최근에는 국방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021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겨냥해 러시아 수출 제한 품목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반도체 컴퓨터 등과 함께 레이저도 포함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미래의 게임 체인저가 될 레이저 핵심기술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가 레이저 투자에 머뭇거리고 '추격자'에 머물 경우 향후 5~10년 뒤에는 세계 수준과 격차가 더 벌어져 레이저 첨단기술 확보가 더 요원해진다는 얘기다.
기술종속을 탈피하고 연간 20조원에 이르는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레이저 기술을 국가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또 초강력 레이저연구시설을 조기에 구축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 지원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레이저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는 과학계와 산업계의 절박한 목소리를 정부가 외면하거나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
레이저의 무궁한 가치에 주목해온 전남
전남도는 오래전부터 레이저의 무궁한 가치에 주목해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 대형 연구 인프라 필요성을 인식하고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정부에 가장 먼저 제안하는 등 발 빠르게 준비했다.
앞으로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 인근 50만㎡ 부지에 약 1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국내 유일의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은 광주과학기술원, 한국에너지공대(기초연구), 전남TP 레이저센터(산업지원), 광주 광산업 단지와 연계해 레이저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 후보지인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는 부지 안전성 측면에서 충분히 검증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과 연계해 국내 유일의 레이저 산업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글로벌 기업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선다는 복안이다.
또한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국가R&D 불균형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