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하원서 국토안보장관 탄핵안 제출
바이든 견제 포문 열어
FBI 등 조사소위도 구성
미국 하원의 다수당으로 주도권을 쥔 공화당이 국토안보부 장관 탄핵 결의안 제출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민주당이 '허위 경력 논란'이 일고 있는 공화당 의원에 대한 윤리위 조사 촉구로 맞불을 놓으면서 워싱턴 정가가 격돌로 향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의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공화당 팻 팰런(텍사스) 의원은 지난 3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제출했다.
하원의장 선출 지연으로 의회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전날에야 공식 접수된 이 결의안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불법이민자 차단 등 국경 통제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팰런 의원은 "마요르카스 장관은 고의로 이민 시스템을 망가트렸으며 국경 순찰대의 사기를 떨어트렸고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기에 빠트렸다"면서 그의 해임을 주장했다.
바이든 정부의 국경·이민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해온 공화당은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필요성을 계속 언급해왔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방문 시 "공화당은 하원에서 모든 명령과 조치, 실패를 조사해 탄핵 조사를 시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각료 탄핵은 하원 법사위의 의결과 전체회의 표결, 상원 심판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라 이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되더라도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없어 공화당의 조치는 정치공세 측면이 크다.
공화당은 지난 회기 때도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하원은 또 이날 공화당 주도로 법사위 내에 '연방정부 무기화 조사 특별소위'를 구성키로 의결했다.
찬성 221표, 반대 211표로 가결돼 구성된 이 특별소위는 법무부, FBI 등 연방 기관이 미국 시민을 조사하고 미국 시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권한을 적법하고 정당하게 행사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게 된다.
공화당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창립 멤버 출신의 짐 조던(오하이오) 법사위원장이 겸직하는 이 소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도 살펴볼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정보위 수준의 기밀 정보에 대한 접근권도 보장된다.
이에 따라 소위의 1차 관심은 대통령 퇴임 때 기밀문서를 불법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방 기관의 수사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조 바이든 대통령도 부통령 때 기밀문서를 유출한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한 조사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하원 정부감독위 위원장인 제임스 코머(공화·켄터키) 의원이 이날 본회의에서 "FBI는 같은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면서 "왜 수년간 안전하지 않은 장소에 기밀 문서를 보관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FBI가 압수 수색을 하지 않느냐. 그것은 우리의 사법 체계가 2중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가 연방 수사기관을 야당을 공격하는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으니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뉴욕주 지역구인 민주당 댄 골드먼·리치 토레스 의원은 가짜 학력과 경력을 내세워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된 공화당 조지 산토스(뉴욕) 의원에 대한 조사를 윤리위에 요청했다.
이들은 윤리위에 보낸 서한에서 "산토스는 적시에 정확하고 완전한 선거 회계 내용을 제출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윤리위는 조사를 통해 가능한 한 빨리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