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밀 생산량 적어도 생산기반 유지···유사시 대비 비축기지 확대 필요"
■밀·콩 자급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밀은 쌀 다음으로 우리 국민이 많이 소비하는 곡물로 지난해 식용 밀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밀은 특히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서 수입하는 국가의 기후에 변화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콩은 밀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은 곡물이다. 보리는 예전보다 소비량이 많이 줄었으며 쌀의 대체재라서 상대적으로 다른 곡물에 비해 자급률의 부담이 덜한 편이다.
■FTA 시장 개방 후 왜 자급률이 떨어졌는가.
수입 되지 않던 품목의 수입이 가능해지고 관세율이 높았던 품목 세율은 낮아지는 것, 시장 개방은 이 두가지 요인을 다 포함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와 언제 FTA를 체결했는지, WTO와 같은 다자간 협정의 영향은 무엇인지 등 수치만 가지고 수입량의 변화를 분석하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다각적 심층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곡물 수출국은 전 세계 10여개 국가로 그 수가 많지 않다.
■최근 식량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물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 전쟁으로 일부 곡물 수입 물량에 큰 변화가 있었던 점 등 과거보다 국내 생산이 더 중요하게 조명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기후에 맞지 않는 작물이 있는 등 물리적으로 주요 곡물을 모두 자급할 수는 없다. 10여개에 달하는 대표적 식량 수출국들도 일부 곡물은 수입하고 있고 어느 나라도 100% 자급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사시를 대비해 일정 수준의 자급률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유효한 정책이다. 예를 들어 국산 밀의 생산량이 적어도 생산 기반은 잃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내 자급만으로 대비할 수는 없으니 유사시를 대비해 곡물을 비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