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윤핵관·친윤 '질주' … 박근혜 시절과 똑같다
윤 대통령,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 '배신의 정치'로 내몰아
윤핵관, '진윤 감별사' 자처 … 친윤, '나경원 축출' 연판장
2016년 박근혜·친박 '닮은 꼴' … "총선까지 닮을까 걱정"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친윤(친윤석열)의 '질주'가 거침없다. 윤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은 여권 정치인들을 잇달아 내몰았다. 윤핵관은 '진윤 감별사'로 나서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을 "가짜 윤심팔이"로 몰아세웠다. 친윤은 '나경원 축출' 연판장을 돌리더니 비윤에 공격을 퍼붓는다. 박근혜정권 시절과 '닮은 꼴'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승민 직격한 박근혜 = 2013년 박근혜정권이 출범했지만 여당 지도부는 비박(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이 차지했다. 박 대통령은 참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2015년 6월 공개석상에서 "배신의 정치"라며 유 원내대표를 직격했다. 사실상 사퇴 요구였다. 친박 의원들은 벌떼같이 일어나 "유승민 사퇴"를 외쳤다. 일부 의원은 연판장을 돌려 유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결국 유 원내대표는 사퇴했다. 그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는 말을 남겼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한 이후 친박의 질주는 거침이 없어졌다. 친박실세들은 이듬해 총선을 겨냥해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다. 실세들이 '진실한 친박'을 감별해 지원하고, 감별에서 떨어진 비박은 배척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 공천과정에서 친박은 약진했고 비박은 낙천의 쓴잔을 들어야 했다.
박 대통령과 친박실세, 친박들이 '거침없는 질주'를 한 결과,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에서 패했다. 당초 "180석이 목표"라고 자신했지만 139석에 그쳤다. 여소야대 국회는 훗날 '박근혜 탄핵'의 시발점으로 꼽혔다.
◆나경원 내쫓은 윤석열 = 윤핵관은 2일 '진윤 감별사'를 자처했다. 당권경쟁에 나선 김기현 의원을 '진실한 친윤'으로 규정한 반면 안철수 의원은 "가짜 윤심팔이"로 낙인 찍었다. 윤핵관 이철규 의원은 "그(김기현)를 응원하는 것은 그가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후보이기 때문"이라며 "(안 의원은)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를 하는 모습이 볼썽 사납다"고 밝혔다. 친윤핵심 박수영, 이 용 의원도 이날 안 의원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앞서 윤 대통령(대통령실)은 "내부총질이나 일삼던" 이준석 전 대표를 대표직에서 내몰았다. 대선 경선에서 '무속 논란'을 제기한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지사에 도전하자 측근을 내보내 막았다. 유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을 방해하기 위해 전당대회 룰까지 바꿨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밝히며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8년전 사퇴 선언과 같았다. 나경원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고심하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해 주저앉혔다. 친윤 초선의원들은 연판장을 돌리며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다.
친윤은 "당권은 우리 몫"이라며 3.8 전당대회에 대거 출마해 전당대회는 '친윤 대 비윤' 구도로 전락했다. 당 대표후보로 김기현 의원을 '옹립'한데 이어, 최고위원에 박성중 이만희 태영호 이 용 조수진 김재원 김병민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친윤 박성중 의원은 2일 이준석 전 대표가 일부 전당대회 출마자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겨냥해 "이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기간 중 후원회 회장을 하거나 특정인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불법한 선거개입"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비윤 인사는 2일 "윤 대통령과 윤핵관, 친윤의 행보가 2016년 박 대통령과 친박의 그것과 똑같다. 놀라울 정도로 '닮은 꼴'이다. 내년 총선 결과까지 '닮은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그들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