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천명 대덕특구 재창조, 대한민국 미래 바꾼다

2023-02-06 11:15:45 게재
이석봉 대전광역시 경제과학부시장

'지천명(知天命)'. 하늘의 명을 깨닫는다는 뜻으로 나이 50세를 일컫는 말이다. 2023년은 대덕특구가 출범한 지 50년을 맞는 해다. 반세기 역사를 이어온 대덕특구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고속성장을 함께해온 산증인이다.

'서울보다 잘 사는 도시' 만들기

현재 대한민국은 절반이 넘는 인구가 국토 면적의 약 12%밖에 안되는 수도권에 산다. 일자리 교육 문화 등 대부분의 사회기능이 집중되고, 청년들은 기회를 찾아 더욱 수도권으로 쏠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그 결과는 전 세계에 유례없는 인구절벽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지방소멸이지만 100년 후에는 인구가 1/3로 줄고 '국가소멸'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대덕특구가 앞으로 수행해야 할 명이라면 바로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 아닐까.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수도권 밖에서 '서울보다 잘사는 도시'가 나오는 성공사례다. 수도권을 벗어나도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 대덕특구가 위치한 '과학수도' 대전이다.

대덕특구가 지난 50년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50년, 100년을 이끌 혁신클러스터로 도약하도록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대덕특구 재창조'다. 올해 대덕특구 50주년은 재창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원년이다. 그동안 대전시가 주도하고 과기정통부 특구재단 출연연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종합이행계획이 마련되었다.

수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폐쇄적 환경, 시장 연계 부족, 정주여건 불편 등 아쉬움 역시 있었지만 앞으로 10년간 생태계·공간의 대전환을 통해 대덕특구가 몇단계 더 진화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낼 것이다.

대덕특구에 축적된 지식이 활발한 교류를 통해 도전적인 창업으로 연결되고, 지역 테스트베드에서의 실증과 대전투자청의 투자가 더해져 기업성장 산업고도화 경제성장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이 재창조를 통해 얻고자 하는 혁신생태계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융합연구혁신센터' '마중물 플라자' '제2대덕연구단지' 등 혁신거점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중앙정부·출연연·기업 등 상호협력 절실

주거·문화·교통 등 살기 편한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과학과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국가의 '과학기술 G5 도약'과 과학수도 대전의 '과학기술 기반 일류경제도시' 실현을 선도하고, 청년인재가 모여들게 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뤄내는 것이 재창조가 지향하는 목표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방위사업청 대전시 이전과 우주산업 클러스터 지정 배경에는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있었다. 재창조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도 중앙정부의 도움은 필수 요소다. 대덕특구가 현재의 저밀·저층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져 한정된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도록 해 혁신적인 아이디어 창출을 촉진할 수 있다. 재창조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를 비롯한 출연연, 기업 등이 꾸준히 협력해야 한다.

대덕특구 50주년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해 전 국민에게 대덕특구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