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이 제작한 동영상으로 동네명소 홍보
송파구 '비대면 탐방 알송달송'
"재능 활용한 청소년 홍보대사"
"이쪽으로 걸어오면서, 그렇지! 뭘 소개하고 싶은지도 얘기해야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산책로. 봄맞이하듯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 사이에서 최은영(48·잠실동)씨와 진수민(정신여중 2) 학생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석촌호수 산책로와 인근에 위치한 삼전도비, 문화실험공간 호수, 서울놀이마당 등을 배경으로 가볍게 운동을 하며 동네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석촌호수를 찾았던 추억이 담긴 옛 사진을 더해 편집까지 마무리한 영상은 곧 송파구 주민들에 공개된다.
24일 송파구에 따르면 잠실청소년센터에서 활동하는 중·고생 등 11명이 자신이 생각하는 지역 명소를 영상에 담아 추천한다. '비대면(언택트) 송파탐방 알송달송'이다. 알송달송은 '알면 좋은 송파명소 달려보자 송파명소'를 뜻한다. 구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영상편집은 기본기나 마찬가지"라며 "재능을 활용해 지역을 알리는 청소년 홍보대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첫 주제는 '새해맞이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기 위한 나만의 운동하기 좋은 명소'다. 해가 바뀔 때면 대다수 아이들이 운동을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청소년들은 체력을 단련하면서 재능을 키울 수 있고 주민들은 아이들 눈으로 본 지역 명소를 소개받을 수 있다.
참가신청을 한 청소년 가운데 영상제작 경험이 있고 안전한 야외활동이 가능한 연령대 11명과 소통해 그들만의 운동 명소를 찾았다. 14~21세 청소년들은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한강 등 잘 알려진 곳부터 삼전동 다람쥐공원이나 잠실동 개나리공원 등 집과 활동공간 인근을 소개하기도 했다.
센터에서 미디어기자단 등 활동을 하면서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영상에 맛을 들인 수민이는 석촌호수를 택했다. 그는 "창작물을 만들 때도 뿌듯하고 완성본을 보면 자랑스럽다"며 "집도 가깝고 친구들과도 자주 찾는 석촌호수와 주변 역사까지 주민들 모두 보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엄마 최은영씨는 "중학생부터는 자칫 학업에만 매몰되기 쉬워 대외활동을 하도록 적극 권한다"며 "쉽게 도전할 수 있는 활동부터 특정 재능을 키우는 봉사까지 다양하게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아이들이 동네 명소를 담은 2분짜리 영상을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잠실청소년센터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동하기 좋은 곳에 더해 4월과 9월 11월에도 봄꽃 명소나 전통시장 축제 등을 주제로 지역 곳곳을 소개할 계획도 있다.
동시에 청소년들이 일찍부터 지역사회 일원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지원한다. 자신의 재능을 키우면서 이웃과 지역 전체를 생각할 수 있도록 기획한 봉사활동이 많다. 언어 재능기부를 통해 전래동화를 번역하거나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외국어번역단도 그 중 하나. 일상 속 탄소 줄이기나 청소년 산타 등도 있다. 초·중·고교와 손잡고 임원이 된 아이들 리더십을 키우는 훈련도 눈길을 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역량을 발휘하면서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