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친일잔재 청산·독립운동가 서훈

2023-02-28 11:05:10 게재

104주년 3.1절, 4년 만에 주민참여 행사

104번째 3.1절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친일잔재 청산, 독립운동가 서훈 등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축소됐던 3.1절 행사도 4년 만에 제 모습을 찾는다.

3.1운동 되새기는 만세삼창 | 삼일절을 이틀 앞둔 27일 오전 광주 북구청에서 문인 북구청장과 직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3.1운동을 되새기는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제2차 동학혁명, 임시정부 참여자 서훈운동 = 28일 광역·기초지자체들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친일잔재 청산, 독립운동가 서훈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효성 문제와 친일 논란에 휩싸였던 '시민·도민의 노래' 새로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전북도는 기존 전북도민의 노래를 '전북 아리랑'으로 재탄생시켜 최근 음원을 누리집에 공개했다. 앞서 지난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경기·경남·충북 등 광역지자체와 상당수 기초지자체들도 친일 인명사전에 오른 작곡가가 만든 기존 '도민·시민의 노래'를 새로 제작했다.

강원도의회는 지난 8일 일제잔재 조사 및 청산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도가 일제잔재 조사와 청산에 관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일제잔재 실태조사 및 연구, 교육과 홍보 등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도도 지난해 11월 '제주도 식민잔재 청산활동 추진계획안' 공청회를 연데 이어 일제 상징물 공공사용 제한, 제주도 일제식민잔재청산활동위원회 설치·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하자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엔 이정문 민주당 의원 등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3월 전봉준 등이 전라도를 중심으로 봉건체제 개혁을 주장하며 봉기한 1차와 같은 해 6월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하자 전국적으로 봉기한 2차로 나뉜다.

충남 천안시는 오는 3월 13일 석오 이동녕 선생 제83주기 추모제를 개최하고 대대적인 서훈 상향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동녕 선생은 천안 출신으로 상해임시정부 주석 등을 역임했지만 건국훈장 2등급에 머물러 있다. 천안시는 지난해 12월 박상돈 천안시장 등 지역 인사가 대거 참여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등은 그동안 임시정부 고문이었던 김가진 선생 서훈과 이동녕 선생 서훈 상향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역사현장에서 대면으로 = 올해 3.1절 행사는 4년 만에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충청권의 대표적인 3.1절 행사인 천안시 '아우내봉화제'가 28일 오후 아우내장터 일원에서 4년 만에 열린다. 이 행사는 유관순 열사 추모각 참배, 순국자 추모제 등 추모의례와 기념식, 횃불행진, 불꽃놀이 순으로 진행된다.

광주시는 3월 1일 3.1운동 발원지 수피아여중에서 기념식을 연다. 광주시에 따르면 수피아여중은 1908년 개교했다. 1회 졸업생 박애순 선생 지도 아래 만세운동을 벌이다 학생 23명이 옥고를 치렀다. 또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 때도 독서회 등을 통해 항일독립운동에 큰 활약을 했다.

대구시는 28일 교남YMCA회관에서 비폭력 평화운동이었던 3.1운동과 대구3.8만세운동의 거점이었던 교남YMCA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전야행사를 개최한다. 104주년 3.1운동 기념행사는 '교남YMCA 독립운동의 길, 피스 드림(Peace Dream)'이라는 주제에 따라 동아시아 평화포럼, 미디어아트 공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다. 경기도는 3월 1일 오전 10시 수원 팔달구 도담소(옛 도지사공관)에서 3.1절 기념행사를 연다. 도담소에서 3.1 기념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조선독립' 헌신한 외국인들
탑골공원 성역화, 만세운동 표지석 설치

윤여운 최세호 방국진 곽태영 기자 yuyoon@naeil.com
윤여운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