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성역화, 만세운동 표지석 설치

2023-02-28 12:10:37 게재

서울 자치구 3.1절 104주년 기념

태극기 인증샷·어린이 체험마당도

민족대표 33명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던 그날, 서울 최초의 근대식 공원에는 수천명이 몰려 '독립만세'를 외쳤다.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탑골공원이다. 104년이 지난 올해 종로구가 탑골공원 성역화에 시동을 건다. 7대 종단이 함께 하기로 했다.

서남쪽 끝 금천구에서는 옛 시흥공립보통학교 학생들이 일본에 항거했던 만세운동을 기린다. 3월 1일 이후 전국 방방곡곡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던 독립만세의 외침이 당시 경기도 시흥군 동면에 닿은 건 3월 7일이다.

용산구는 아이들을 초청해 태극기 에코백 등을 만드는 3.1절 기념 체험마당을 진행했다. 3월 2일까지는 이태원 보훈회관에서 열린다. 사진 용산구 제공


28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3.1절 104주년을 맞아 다양한 형태로 지역의 역사와 선열들을 기린다. 금천구는 지금은 시흥초등학교로 바뀐 역사 현장에 표지석을 설치했다. 당시 보통학교 학생 120여명은 동맹휴교를 하고 만세운동에 동참, 주모자 5명이 연행됐다. 이후 적어도 4월 초까지 동맹휴교가 이어졌다. 광복회 금천구지회에서 표지석을 건의했고 구는 학교측과 협의, 지난해 말 업무협약에 이어 최근 제작을 마무리했다. 28일 오전 11시에는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제막식을 열고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공유했다.

종로구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탑골공원을 성역화한다. 3월 1일 3.1절 기념식과 함께 성역화를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연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7대 종단이 함께 한다. 이종찬 우당 이회영선생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이 발기인 대표를 맡았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탑골공원의 진정한 의미에 주목하고 그 가치를 되찾는 뜻깊은 사업"이라며 "민족정신과 역사성을 투영한 성역화 사업을 통해 모두에게 열린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봉황각을 품은 서대문구와 강북구는 '그날의 함성'을 재현한다. 서대문구 현저동 형무소역사관은 유관순 열사가 순국하는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고난을 겪은 곳이다. 구는 3월 1일 역사관을 무료 개방하고 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삼창 만세거리행진을 이어간다.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콘서트와 태권도 공연도 준비했다. 이성헌 구청장은 "우리나라에 희망의 빛을 안겨준 선열들의 애국애족정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북구 우이동 봉황각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지도자들에게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수련을 위해 지은 독립운동 발상지다. 구는 3월 1일 오전 11시 선생 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독립선언문 낭독과 만세삼창을 할 예정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흰색 두루마기와 태극기를 나눠준다. 이순희 구청장은 "3.1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시민들과 나눌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구는 앞서 지난 18일 예관동 구청 전면에 대형 걸개그림을 내걸었다. 펄럭이는 태극기와 함께 그날의 함성이 들릴 듯한 만세운동 현장을 화폭에 담았다. '대한의 국민 한 사람으로서 유관순 열사의 외침에 함께 하겠다'는 글귀도 있다. 다음달 12일까지는 태극기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는 행사를 이어간다. 총 50명을 선정해 1만원 상당 상품권을 지급한다.

이웃 용산구는 태극기 에코백과 거울 등을 만드는 3.1절 기념 체험마당을 이태원 보훈회관에서 3월 2일까지 진행한다. 중랑구는 3월 1일 오전 11시 망우역사문화공원 내 유관순 열사 합장묘에서 나라사랑 기념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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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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