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 산업 진흥구역' 최적지 전남
외국인들이 한때 김을 '블랙 페이퍼(Black Paper)'라고 불렀다. 해조류를 섭취하지 않는 서구인들에게 김은 먹기 꺼려지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김은 최근 K-푸드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김이 '바다의 검은 반도체'라 불리며 세계 114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부동의 1위였던 참치를 넘어 지난해부터 김이 한국산 농수산물 수출품목 1위를 차지했다.
K-푸드 대표이자 '바다의 검은 반도체'
국내 김 수출은 2010년 1억달러 달성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21년 6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의 연간 마른 김 생산량이 255억장인데, 전남이 117억장(추정치)으로 46%를 차지한다. 국내 생산량에서도 75%를 차지한다. 전남은 3000어가에서 김의 종자 생산과 물김 양식을, 380여 가공공장에서 수출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산 김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품질향상과 전문기관 지정 등 해결 과제 또한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업인 단체 등의 노력으로 '김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김 품질향상 지원, 김 산업 전문기관 지정, 김 산업 진흥구역 지정 근거 등이 마련됐다. 최근에는 (재)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가 김 산업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품질향상, 신제품 연구개발, 식품안정성 확보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또 지난 2월 김 산업 진흥구역 공모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3개소를 지정하고 1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향후 5년간 20개소(1000억원)로 늘릴 방침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7월 김 산업진흥구역 지정을 위한 용역을 끝내고, 국회와 중앙부처에 김 산업 진흥구역 지정 필요성과 효과를 설명했다. 전남도는 그동안 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김 수출제품 다양화와 경영비 부담완화, 생산시설 위생환경 개선 등에 집중 투자했고, 김 산업 연구기능 확대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또 안전한 김 수출 확대를 위해 생산·가공·수출 3개 분야 43개 사업에 720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기인증 확대, 안전성 조사 강화, 전남형 마른 김 품질관리제 도입, 김 수출시장 안정·역량 강화로 판로 확대 등에 나설 계획이다.
고품질 김 수출 경쟁력 갖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한국 해조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도 해조류를 '수퍼푸드'로 소개했다. 김 100g에는 양배추의 16배, 귤 30배에 달하는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으며, 콜레스테롤 및 담즙산의 합성을 막아주는 효능이 탁월하다. 면역력 증진과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김은 K-푸드의 열풍으로 조미김에 이어 김밥용까지 수요가 늘면서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김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김 주산지인 전남을 김 산업 진흥구역으로 지정해 체계적인 품질관리를 해야 한다.
전남은 세계 최대 김 생산 해역과 양식, 가공 노하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고품질 김을 전남에서 생산·수출할 수 있다. 이제는 '바다의 반도체' 김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고흥 장흥 해남 진도 신안 등이 김 산업 진흥구역 지정을 신청했다. 올해 이중 3곳이 김 산업 진흥구역으로 지정돼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