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진단

챗GPT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들

2023-03-10 11:41:33 게재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미국 어바인대 교수

챗GPT가 얼마나 핫한 이슈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챗GPT란 무엇이고, 오픈AI가 어떤 회사이며, 창업자 샘 올트먼은 어떤 사람인지 등등 구글에서 찾으면 나오는 이야기는 여기에서 반복하지 않겠다. 대신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챗GPT 상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무엇을 착각하고 있나

우선, 챗GPT는 AI혁명이라고 얘기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모델과 시나리오 활용의 성공이다. 인공지능(AI)에는 알고리즘 모델 데이터 컴퓨팅 시나리오 등 5가지 요소가 있다.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시나리오는 바로 구체적 장면을 응용하는 것을 말하며, 모델은 그 장면에 대한 추상적 표현이다. 데이터와 기계언어 등을 포함한다.

챗GPT는 AI혁명이라기보다 모델과 시나리오 응용의 비약으로 보는 게 맞다. 더 쉽게 말해서 채팅이라는 응용 장면에서 챗GPT 모델은 이전의 어떤 모델보다 낫지만, 알고리즘과 컴퓨팅 및 데이터 처리 등은 기존 성과를 활용한 것일 뿐 특별한 혁명적인 돌파가 보이지 않는다. 챗GPT의 성공에 대해 과대한 판단보다 기본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다음, 챗GPT가 인간을 도태시킨다는 설이다. 이슈가 될 때마다 AI가 인류를 도태시키고 인간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번 알파고가 인간 바둑 세계 챔피언을 이겼을 때도 그렇게 말했다.

AI는 과연 인간을 도태시킬 것인가? 사실 당신의 밥그릇을 빼앗는 이는 AI가 아니라 AI를 능수능란하게 잘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전자상거래회사 택배회사 은행에서 온 전화의 90%가 AI가 한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센터 직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AI 조련사라는 일이 있는데, 많은 고객센터 직원들이 AI 기능사로 전직해 데이터 표기 업무를 한다. 고객센터는 교육을 통해 AI 도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새로운 영역에 재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AI 도구를 배우려 하지 않거나 데이터 표기작업을 거부한다면 고객센터는 당신을 도태시킬 수밖에 없다. 당연히 당신을 도태시킨 건 AI가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인 것이다.

또한 챗GPT를 "새 부대에 낡은 술을 담는다"고 표현하는데 사실상 챗GPT는 AI 시대의 윈도우즈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어떻게 폭발적으로 보급됐을까. 도스 명령 대신 윈도우즈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마우스를 활용하면서 일반인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문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챗GPT 출현은 AI를 사용하는 문턱을 크게 낮추었다. 타자를 치고 채팅할 줄 알면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다. 더 이상 파이썬(Python)을 배우고 알고리즘을 배울 필요가 없다. AI는 더 이상 엔지니어의 전용 도구가 아니다. AI가 사람들의 일상 업무와 생활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챗GPT는 AI 인터렉션(interaction) 방식의 중요한 혁신이라고 할 수 있으며, AI가 보급돼 폭발하는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다. 챗GPT는 AI 시대의 윈도우즈와 같아서 실생활과 전체 산업응용의 전면적인 AI 보급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챗GPT가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을 죽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인터렉션 방식은 핵심이 아니고 의미 이해와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 많은 업계 전문가들은 챗GPT가 검색엔진 회사들을 대체하는 만큼 구글 바이두 네이버 같은 회사들은 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이 챗GPT를 도입하자마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른바 전문가들은 채팅식 AI의 핵심은 인터렉션 방식이 아니라 의미 이해와 데이터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의 의미 이해와 데이터가 가장 강한가? 해외는 구글이고 한국은 네이버, 중국은 바이두다. 그들은 모두 검색엔진 시대에 충분히 높은 기술장벽을 세웠다. 따라서 오히려 구글 네이버 바이두 버전의 챗GPT가 앞으로 일을 더 잘 할 수 있다. 그럼 왜 검색엔진 회사가 챗GPT를 가장 먼저 출시하지 못했나. 큰 회사는 자신을 지속적으로 개혁하면서 혁신을 이끌어가기 어렵다. 내부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른 저항은 너무 크다. 기득권자를 위협하는 어떤 혁신도 대기업 내에서는 꽃을 피우기 힘들다. 코닥과 노키아가 대표적 사례다.

역사가 인류에게 준 유일한 교훈은 인류가 지금까지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구글 네이버 바이두 같은 회사들은 이미 경각심을 가지고 즉시 행동에 옮기고 있다. 챗GPT는 비록 인터렉션 방식에서 혁신이 있었지만 전체 AI산업 기술의 근간을 흔들지 않았다. 구글 네이버 바이두의 기술우위는 여전히 뚜렷하다. 결과적으로 누가 위너일까? 모든 것이 아직 미지수다.

챗GPT에서 진짜 배워야 하는 것들

사실 챗GPT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어야 할 것이다. 우선, 앞으로 우리는 답을 잘하는 사람보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을 직원으로 뽑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대학교육도 가정교육도 이제는 질문을 잘하는 아이를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챗GPT는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이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진다.

다음, 일반적으로 서양사람들에 비해 동양사람들은 문화적으로 질문을 꺼려한다. 상대방과 다른 생각을 하거나 어떤 질문을 하면 그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앞으로 동양은 문화에 있어서 다른 생각을 하고, 질문을 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사고의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존경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만 미래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챗GPT가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돈이 오게 되어 있고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은 수만가지가 있다. 역사를 보면 거대한 트래픽을 가지고 있지만 현금화 방법을 찾지 못해 도산한 회사는 없었다. 왜 그럴까? 모인 사람은 돈의 흐름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나 아는 가장 간단한 비즈니스 논리다. 예를 들어 알리페이나 위챗, 구글과 아마존 모두 거대한 트래픽을 기반으로 장사를 하고 있고, 하는 것마다 거의 유니콘 기업이 된다. 이것은 확률 문제이기도 하다.

오픈AI가 돈을 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만약 창업자 샘 올트먼이 돈에 관심이 있다면, 아마도 실생활의 모든 시나리오에 적용해 수만가지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 비록 챗GPT가 핫이슈로 떠올랐지만 AI 창업의 가장 좋은 시대가 왔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플랫폼의 기회는 예전부터 일반인이나 풀뿌리 창업자 몫이 되기 어렵다. 빅테크 기업과 거대한 자본기업들이 이미 일찍부터 주요 요소별 길목을 차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개인도 챗GPT 활용할 기회 있어

그럼 일반인 혹은 일반 기업들에게 기회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당신의 실생활 혹은 업무 장면이 어떻게 챗GPT를 이용해 혁신을 진행하고 고객에게 추가 가치를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앞으로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챗GPT를 통해 돈을 벌었다면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다. 대체불가토큰(NFT) 같은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챗GPT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하는 교육과정들도 많이 나올 것이다. 이때 당신은 자신에 대해 명석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너무 일찍 튀어나와서 암호화폐공개(ICO) 당시 수많은 돈을 잃었던 '부추'(곧 베어질 부추처럼 뒤늦게 들어와서 손절매하는 개미투자자를 중국에서 부르는 말) 같은 투자자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