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따라 문화예술+감성 더한 상권 키운다
성북구 성북천에 활력거점 조성
'지붕 없는 박물관' 성북동 연계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성북천 분수마루. 북악에서 발원한 성북천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곳에 자리한 작은 광장이다. 낮은 난간 너머 맑은 내와 주변 상점가를 바라보는 이승로 구청장 표정이 환하다. 올해 시작하는 '서울을 잇는 물길, 삶을 잇는 성북천' 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는 "분수마루를 조금 확대하면 지역 대표축제도 개최할 수 있다"며 "인근에 문화예술인이 많고 대학이 가까이 있어 활력을 더할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10일 성북구에 따르면 성북천 일대가 물길 옆 활력거점과 특화거리를 품은 상권이자 주민과 관광객이 모이는 소통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 수변활력거점 조성사업에 공모해 3년간 사업비 30억원을 확보했다. 최대 40억원까지 가능하고 자체 예산을 더해 50억원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성북천은 동소문동 삼선동 안암동 보문동 등 성북구 구간 2.53㎞를 지나 동대문구를 거쳐 청계천과 만나 한강을 향해 흐른다. 1960년 이후 도시개발로 복개됐고 2002~2010년 제 모습을 찾았다. 구는 물길 따라 걷는 길을 통해 서울과 성북을 잇는 동시에 생활 중심지 기능을 강화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거점 네곳을 우선 마련한다. 분수마루와 삼선동 구청 뒤편 바람마당, 안암동 범바위어린이공원과 보문동 꿈나라어린이공원이다. 종로와 동대문 등 인근 지자체에서 천을 따라 유입되는 방문객과 주민들이 모이고 머무르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거점을 연결하고 구간별 지역 특색을 반영한 특화거리는 두곳에 조성한다. 대학로에서 이주한 연극인과 한성대학교 학생들이 자연스레 모이는 바람마당까지는 청년문화예술거리다. 최근 인근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돼 있어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동대문구와 만나는 곳까지는 일상감성거리다. 벌써 사회관계망에 입소문이 난 작은 찻집과 음식점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산책로를 걷는 주민과 관광객, 어린이공원을 이용하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다.
구는 특히 청계천이나 중랑천 등 다른 한강 지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수변에 대한 투자가 확산되는 효과가 크다고 전망한다. 구 관계자는 "각 거점을 특화거리라는 선으로 잇고 인근 도시공간까지 면으로 확장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복개 구간으로 남아 있는 성북동 역사문화지구도 성북천에 매력을 더할 요소다. 100여점이 넘는 각종 문화재가 몰려있는데다 한용운 조지훈 이태준 김환기 등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문인과 예술인들이 작품활동을 했던 근거지다.
성북구는 일대에 역사문화공원과 근현대문학관, 한양도성 산책로를 자체적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다섯째 아들(의친왕) 별궁이기도 했던 옛 성락원(성북동 별서)과 국내 첫 사립미술관으로 다수 문화재와 문화유산을 보유한 간송미술관은 정비한다. 만해 한용운 선양사업까지 더해진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넓어진 수변공간에서 다양한 여가활동을 하도록 문화예술자원을 연계하겠다"며 "지역 자원과 협업체계를 꾸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장기 도시계획과도 연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