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든는다 | 이순희 서울 강북구청장

고도제한 완화·주거환경 개선 물꼬 텄다

2023-03-17 10:42:26 게재

숲·물 어우러진 '친환경 재개발'

'빌라관리사무소'에 지자체 관심

"30년 넘게 살면서 '구청은 뭐하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퇴근길에 여의도에서 출발해 집까지 오는 동안 동네가 가까워질수록 캄캄해져요. 주택만 몰려있는 도시인데다 경제도 침체됐다는 얘기죠."


이순희(사진) 서울 강북구청장은 "민선 8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해는 주민 삶의 문제에 집중해 실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17일 강북구에 따르면 구는 올해 '내 삶에 힘이 되는 강북'을 구체화한다. 강남·북 지역격차 해소,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개발,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는 평등 도시 등 방향도 설정했다.

지역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돼왔던 고도제한 완화부터 물꼬를 튼다. 현재 북한산 자락 239만㎡가 건축물 높이 20m 이하로 묶여 있다. 이 구청장은 "고도제한 폐지가 아니라 완화"라며 "주민들은 개발을 원하지만 자연과 공존, 친환경 재개발을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산과 우이천 맑은 물은 강북이 가진 특권"이라며 "국립공원과 어울리는, 숲과 물이 어우러지는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산 너머 은평구가 서울시와 협의, 산자락 인근 건축물을 15층까지 짓게 된 만큼 강북구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성이 없어 일곱차례나 재개발 계획이 거부됐던 구역이 지난달 서울시 신속통합 재개발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주민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구청장은 "모의실험을 통해 북한산 조망권을 해치지 않게 건축물 배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결과물을 시에 보냈고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모아타운 1호인 번동을 비롯해 강북 전역에서 98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구는 '신속'과 '안정' 두마리 토끼를 쫓는다. 구청장 직속 재개발재건축지원단이 중심에 있다. 그는 "무엇보다 재개발 이후 주민들 재정착이 중요하다"며 "개발 전후 집값 비교부터 분담금 추산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고 말했다. 사업이 끝난 뒤 조합이 적기에 해제되기까지 챙길 방침이다.

일반 주택가에 사는 주민들 주거환경 개선에도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번1동에서 올해 시범적으로 진행하는 '빌라관리사무소'가 대표적이다. 저층 주거지가 많은 지역 실정에 맞춰 공동주택 표준관리모형을 발굴, 확대 적용한다. 이 구청장은 "20~30년 된 빌라는 관리주체가 없어 주차문제로 인한 이웃간 다툼이 잦고 주변 청소가 안돼 일대가 슬럼화되기 일쑤"라며 "공동주택 지원예산을 투입하듯 공공이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전 설명회를 열고 주민 89%의 동의를 얻었다. 이달 중 참여 세대를 모집해 다음달부터 공식 가동한다. 매니저 3명이 68개 빌라 600여세대를 관리할 예정이다. 그는 "서울은 물론 경기도 시·군도 관심이 많다"며 "정부와 서울시도 적극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시발전을 위한 또다른 축은 교통이다. 1순위 공약사업 '신강북선' 유치다. 강북 등 6개 자치구를 관통하는 10㎞ 노선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주변 자치구와 공동 협력방안을 모색, 서울 동북권역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내 편인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흔들림 없이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주민들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