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급 하락하면서 보유세 인하 등 각종 국민부담도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전국 평균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18.6% 하락했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올해 보유세 부담은 작년 대비 크게 줄고 2020년 수준보다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데다가 공시가격 산정 시 적용하는 시세반영 비율을 지난해 71.5%에서 올해 69.0%로 2.5%p 하향 조정한데 기인한다.

지역별로는 세종시 공시가격 하락률(-30.68%)이 가장 높았다. 이어 인천(-24.04%)과 경기(-22.25%)의 하락폭이 컸다. 대구(-22.06%) 대전(-21.54%) 등 지난해 주택가격 하락이 컸던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조정폭은 20~30%대 달했다. 울산(-14.27%) 충북(-12.74%) 충남(-12.52%) 경남(-11.25%) 전남(-10.60%) 등도 두 자릿수 조정을 받았다.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률은 17.3%로 집계됐다. 서울 25개구에서 송파구 공시가격이 23.20%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노원구(-23.11%)가 뒤를 이었다. 이어 동대문구(-21.98%), 강동구(-21.95%), 도봉구(-20.91%) 성북구(-20.48%) 순으로 하락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용산구(-8.19%)와 서초구(-10.04%)는 하락률이 비교적 낮았다. 종로구(-11.15%)도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내리지 않았다. 강남구 하락률은 15.7%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하락과 함께 종부세 세제개편과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가 더해지면 올해 보유세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부터 종부세 개편으로 다주택자의 기본공제금액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완화되고 1가구 1주택자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국토부가 2022년 공정시장가액비율(재산세 45%·종부세 60%)을 적용해 추정한 결과 공시가격 12억5000만원 1주택 소유자가 올해 부담하게 되는 보유세는 280만2000원으로 지난해 403만4000원보다 30.5%(123만2000원) 줄어든다.

공시가격 8억원 주택의 보유세는 125만2000원으로 지난해 203만4000원보다 38.5%(78만2000원) 내린다. 또 공시가격 3억9000만원 주택의 경우 63만9000원에서 45만4000원으로 28.9%(18만5000원) 감소한다.

다만 올해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이번에 공개된 공시가격을 토대로 재산세는 4월, 종부세는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재산세는 특례세율 적용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하 공동주택은 공시가격 하락으로 지난해보다 65만가구 증가한 1443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 한 채만 보유한 가구는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추가 경감 받는다.

공시가격 하락으로 건강보험료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분석결과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가구당 전년 동월 대비 월평균 3839원(3.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녀장려금 등 수급 대상 가구는 올해보다 약 32만가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해당 주택의 공시가격이 1억7000만원에서 1억4000만원으로 낮아지면서 지난해 기준 생계급여 대상에서 탈락했던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도 월 18만6000원의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올해 공시가격은 4월 11일까지 열람 과정을 거친 뒤 소유자 등의 이의제기 등을 검토·보완한 뒤 4월28일 결정·공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