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지나온 1년, 다가올 1년 | ② 국정지지도
역대 최저 수준 … '석열이형' 찍었던 20·30대 남성 이탈 결정타
50%대 출발, 곧장 20∼30%대로 추락 … MB와 '닮은 꼴'
대선 때 지지했던 20·30대 남성 지지 철회가 하락세 주도
"외교 성과 나오면 반등" "소통·공감 부족, 30%대 고착"
국정지지도는 대통령에 대한 성적표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면 지지도가 높게 나오고, 잘못하면 낮게 나온다.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첫 해 성적표는 낙제 수준이다. 1년 전 3.9 대선 당시 '석열이형'을 찍었던 20·30대 남성이 지지대열에서 이탈하면서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국정성과를 통해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30%대 지지도가 고착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엇갈린다.
◆역대 대통령 중 꼴찌급 = 9일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 임기 첫 해 국정지지도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임기 첫 해 분기별 지지도를 보면 50%(1분기)→29%(2분기)→30%(3분기)→34%(4분기)를 기록했다. 출발은 그나마 대선 득표율(48.6%)을 상회했지만 곧바로 지지 철회가 잇따르면서 20∼30%대로 추락했다. 이같은 성적은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이다. 김영삼 김대중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첫 해 지지도는 "힘 실어주자"는 분위기 속에서 고공행진했다. 70∼8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윤 대통령 지지도는 집권초 '미국산 소고기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이명박 대통령과 '닮은 꼴'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 첫 해 지지도도 52%(1분기)→21%(2분기)→24%(3분기)→32%(4분기)로 부진했다. 윤 대통령과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무너진 '세대포위론' = 윤 대통령 지지도는 어디서 문제가 생긴걸까. 3.9 대선 방송 3사(KBS MBC SBS) 출구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은 전통적 여권지지층인 노령층(60대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20·30대 남성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승부를 갈랐다. 20·30대와 60대 이상의 지지를 얻어 전통적 야권지지층인 40·50대를 둘러싼다는 소위 '세대포위론'이 주효했던 셈이다.
하지만 대선 당시 '석열이형'을 찍었던 20·30대 남성 상당수가 최근 1년간 윤 대통령 지지대열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 국정지지도 조사(2∼4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20대 13%, 30대 26%로 집계됐다. 1년 전 대선 출구조사에 나타난 지지율(20대 45.5%, 30대 48.1%)에 비하면 '폭락' 수준이다. 대선 당시 20대 남성(58.7%)과 30대 남성(52.8%)은 '석열이형'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40·50대는 야권지지층으로 굳어져있고, 60세 이상은 여권지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도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연령대는 20·30대 남성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방일, 반등 계기될까 = 총선을 1년 앞둔 윤 대통령 지지도는 반등이 가능할까. 여권에서는 국정운영에서 가시적 성과를 낸다면 지지도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지지도는 당연히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며 "지지도는 국정운영 성과에 따라 좌우되는만큼 미국·일본과의 관계에서 성과가 가시화되면 (지지도가)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중순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하고,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각 협력을 재확인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지지도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다.
비관론도 있다. 엄경영 소장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거나 과거정권과 다른 방향으로 갈 때는 사전에 국민을 설득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윤 대통령이 일방적이고 독주하는 모양새를 고수하면서 지지도가 30%대에 고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지지도 반등의 열쇠를 쥐고 있는 20·30대 남성과 관련 "(윤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어 지지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 대선 득표율(48.6%)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표심까지 결집한 결과인데, 윤 대통령이 여권조차 친윤과 비윤으로 갈라치기하는 바람에 대선 득표율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지도가 40% 중반을 넘지 못하면 내년 총선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