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역균형발전 모델된 TSMC 공장
서부지방에서 반도체 부활 시동
소부장 몰려들고 인력양성 총력
"대만 TSMC, 소니 등과 함께 일본경제의 바탕이 되려 합니다."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는 22일 충남도가 자매결연 40주년을 기념해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각오를 밝혔다.
이날 충남 대표단이 방문한 일본 구마모토현 TSMC 공장 건설현장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일본 TSMC 공장은 2021년 11월 건설을 결정하고 지난해 4월 착공해 올해 말이면 완공, 내년 가동할 예정이다. 첨단기업 공장 건설이 대략 10여년이 걸린다는 통념을 뒤집은 속도다.
TSMC 공장은 쟈스므(JASM)가 구마모토현 기쿠치군 세미콘 테크노파크·하라미즈 공업단지 일원 21만3000㎡의 부지에 86억달러(10조3000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이다. JASM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일본 소니·덴소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TSMC 일본공장은 건설 결정 당시부터 관심을 모았다. 2008년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완패한 후 사실상 반도체 생태계에서 배제됐던 일본이 다시 반도체 대규모 생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비록 대만 국적의 외국업체이지만 반도체 제조 없이는 반도체 생태계 조성은 물론 자신들이 우위을 점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일본의 TSMC 공장 유치만큼이나 관심을 끈 것은 공장이 위치한 지역이다. 인구 173만명의 구마모토현은 일본 수도권과는 거리가 먼 규슈의 지방 현이다. 반도체 생산시설이라도 수도권을 넘어가지 않는 국내와는 너무나 판이한 결정이다.
구마모토현 현립 기술단기대학교에서 열린 충남도 방문 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질문이 집중됐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TSMC가 구마모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상공노동부 관계자는 "넓은 토지가 있었고 지하수와 전력도 풍부했다"면서 "이미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등 업체가 집적돼 있었던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충남도는 최근 경기 평택과 충남 천안·아산권 사이에 위치한 천안 성환 종축장을 대규모 최첨단 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지난해 11월 '반도체산업 집적 강화 추진본부'와 '반도체산업 직접 강화 추진 프로젝트팀'을 설치해 추진·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TSMC 공장 건설 추진 이후 구마모토현 내에는 미츠비시 전기, 도쿄일렉트론 규슈, 제이씨유, 도쿄오카공업, 재팬 머티리얼 등 27개 기업이 신규 투자를 결정하고 물류 관련 기업의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구마모토현에도 어려움들은 있다. 우선 물류다. 대만을 직행으로 오가는 공항이 없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인력이다.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반도체 인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김 지사의 어떻게 인력을 공급할지 묻는 질문에 현립 기술단기대학교 오바 요조 교장은 "우리도 인력이 문제다. 인재육성에 집중해 투자하려 한다"며 "우리학교에선 이를 대비해 2024년 4월 반도체 기술과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충남도와 구마모토현은 이날 자매결연 40주년을 맞아 40주년 기념로고를 발표하고 오는 9월 23일∼10월 9일까지 공주와 부여 일원에서 열리는 대백제전에 적극 참여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