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2025년 전망
불확실성 환경 뚫고 제약바이오 성장할까
글로벌시장 항암제, 비만·당뇨치료제 강세 … 의약품위탁개발생산시장 확대, 국내 수혜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내외 정치상황과 고환율 경제 환경 속에서 제약바이오산업계가 어떻게 난국을 풀어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은 의약품 수출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국산 신약의 미주시장 진출 등 성과를 보였다. 영미권시장에서 특히 글로벌 학회에서 의미있는 연구결과 발표과 현지 바이오기업 인수나 법인 설립 등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더불어 나타날 경제환경 변화의 폭이 얼마나 국내외 제약바이오시장에 미칠지 불분명하다. 국내 정치행정상황은 올 상반기 산업발전에 도움을 줄 여력이 없어 보인다. 최근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국내외 정세 불확실성과 고환율 등 경제적 부담이 여전히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올해 변화하는 시장환경과 제도에 사업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노 회장은 이어 “불확실성 속에서도 과감한 연구개발과 혁신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민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해서 올해 국내외 제약바이오산업 발전과 불안 요인들을 살피고 시장 흐름을 분석·전망해 본다.
2025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항암제 등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비중 확대로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강세 지속 = 7일 삼정KPMG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의 지속적인 강세와 비만·당뇨병 치료제의 급성장 등으로 올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전년대비 약 4.5% 성장하며 1조20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의약품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5710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의약품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의약품 치료분야별로 보면 종양학 분야가 시장 성장을 견인한다. 올해 약 17%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항당뇨제 백신 면역억제제 항바이러스제 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에 따라 CDMO 시장 규모도 확대될 추세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시장은 올해 248억달러로 전년대비 13.7% 성장해 바이오의약품시장과 함께 같이 성장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항체-약품결합체(ADC) 등 항체치료제와 세포유전자체료제(CGT) 중심으로 시장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CDMO 시장이 떠오르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기존 CDMO 기업뿐만 아니라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전통제약사까지 이 사업을 본격화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L 규모의 5공장을 건설 중이고 올 4월 완공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100% 자회사 설립 후 올 생산시설을 착공한다. 한미약품은 2만5000L 규모의 대형 미생물 배양시설을 이용한 단백질제조 사업을 추진한다.
◆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소수 독주 = 삼일PWC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저성장이 전망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023년 글로벌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끝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출시 지속 △약가인하 및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 감소로 매출 하락 △2026년 시행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해 글로벌제약사들의 성장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비만율 증가에 따른 대사질환치료제를 선점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를 제외하고 2030년까지 연평균 5% 이하 저성장을 전망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릴 의약품으로는 머크(엠에스디)가 개발한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로 32억달러 매출규모가 전망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바이오·제약 애널리스트는 “키트루다는 2023년부터 글로벌 매출액 1위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글로벌 바이오제약산업은 올해도 소수의 제약사 위주로 편중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되는 세계 10위 안에는 오젬픽 마운자로 위고비 젭바운드가 새로 진입한다.
2016년~2025년까지 연간 매출액 25% 성장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2021년 16개였으나 올해는 7개로 그칠 전망이다.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 추세가 2028년 정점에 도달하고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약 승인 및 약가 인하 그리고 약제가격 및 사용을 관리하는 민간기업(PBM)에 대한 정책 등 리스크도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저성장 국면은 앞으로 3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보건정책 불확실성 높여 =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글로벌 환경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제약바이오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해외사업 초기국면으로 진입함으로써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PWC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요 전략은 기술수출 계약과 CDMO가 큰 축이다. 글로벌제약사들과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통해 기술적 우수성과 상업적 잠재력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생물보안법 제정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 CDMO의 대안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약가인하 △자국내 필수의약품 생산 그리고 생물보안법에 대한 국내 제약바이오에 대한 미칠 영향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중장기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약가인하정책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비용 절감 효과가 높아 미국 내 보험회사와 의료기관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시밀러를 적극 채택하게 되면 우리나라 바이오 제약사에게 수혜 기회를 넓어진다. 다만 자국 우선주의로 셀트리온처럼 이미 미국 시장에 진입한 경우가 아니면 허가 판로를 개척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필수의약품 미국 내 생산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의약품 특히 항체의약품의 위탁 생산업체는 필수의약품 생산과 무관하다.
◆국내 기업 하반기 임상 발표 이어져 = 지난해 말 미국 생물보안법이 불발됐지만 트럼프행정부에서는 무역갈등이 재현·지속될 가능성은 높다. 이로 인한 국내 바이오기업은 탈중국시장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다만 인도 유럽 일본 기업과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현지 시장가격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고 단기 가격인하보다 중장기적으로 특허 기술 확보 등 경쟁력을 높일 필요성이 제기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은 올해 하반기 중요한 임상결과를 발표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알테오젠은 머크의 키트루다 SC(제형변경)의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신청 및 허가가 기대한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비만치료제 임상 결과를 낸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치료제 LCB14 LCB84 LCB71 등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을 추진한다.
유한양행은 YH35324 알러지치료제 임상 결과가 추가된다.
메지온은 유데나필 유럽의약기구(EMA) 허가신청 및 임상3상 중간 발표가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BBT-877(특발성 폐섬유증) 임상 결과가 나온다.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 중행중인 스마트데포 평가 결과가 나온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