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64% '복무 중 괴롭힘 경험'
2023-06-01 12:10:14 게재
일반 직장인 2배 넘어 … '극단적 선택 고민' 18%, 직장인 5.6배 달해
법외노조인 사회복무요원노조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전태일기념관에서 '복무 중 괴롭힘 경험과 복무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사회복무요원(327명)과 소집해제자(23명) 등 35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과 전태일재단이 후원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64.0%(224명)는 복무 중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인의 직장내 괴롭힘 경험 비율(30.1%)의 2배가 넘는다.
유형별로는 사적 용무 지시나 업무 전가, 초과근무 강요 등 '부당 업무지시'(48.9%)가 가장 많았다. 이어 폭행·폭언(44.0%), 모욕·성폭력·명예훼손(33.7%), 따돌림·차별(31.1%), 부당대우(30.6%)가 뒤를 이었다. 부당대우 사례는 연차·병가 불허나 CCTV 감시 등이다.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사회복무요원들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경우도 더 많았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를 상대로 '괴롭힘으로 인해 본인이 자해 등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회복무요원은 28.0%가 '있다'고 응답했다. 직장인 평균(10.6%)의 3배 가까이 됐다.
이를 설문 대상자 전체로 환산하면 사회복무요원의 18.0%가 '극단적 선택을 고민'할 정도의 괴롭힘을 경험해 직장인 평균(3.2%)의 5.6배에 달했다.
괴롭힘 행위자는 복무기관 직원(60.9%), 복무기관장(38.2%)이 대부분이었다.
괴롭힘으로 인해 이들은 복무 의욕·업무 집중도 저하(52.0%), 우울증·불면증 등 정신건강 악화(48.9%)를 경험했다.
괴롭힘 피해를 호소한 사회복무요원 중 70.2%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 그 이유로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39.9%) △향후 복무기간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5.4%) △제대로 된 해결 절차나 제도가 없어서(18.4%)를 꼽았다.
'괴롭힘에 대응'했다가 추가적인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41.5%나 됐다.
사회복무요원들은 복무 중 괴롭힘 외에도 생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회복무요원의 급여로 생계유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10명 중 8명(82.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부족한 생활비는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81.7%)는 대답이 많았다.
사회복무요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직장내 괴롭힘 금지 조항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노조는 '복무 중 괴롭힘 금지법'을 요구하고 있다. 실태조사 응답자 96.0%(336명)가 '복무 중 괴롭힘 금지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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